(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정부가 17일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순매수 개입 규모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러 매수·매도액을 각각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개략적으로 외환당국의 포지션을 가늠할 수 있는 공식 데이터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제공하는 외환 보유액 및 선물환 정보를 동시에 활용하면 외환당국 변수에 대한 예측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정부가 반기 또는 분기별 달러 순매수액을 들쑥날쑥하게 내버려두지 않고, 환시 개입 규모 숫자 자체를 어느 정도 관리 범위에 둘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실제 우리 외환당국이 개입 관련 숫자를 조절하고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환율보고서에서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이에 외환당국이 100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고 진단했다.

해당 개입은 선물환 포지션을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이후 외환당국은 지난 2∼3월 두 달 동안 51억1천만 달러의 선물환 포지션을 줄였다.

급격한 원화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쌓았던 선물환 매수(롱) 포지션을 곧바로 정리했다는 얘기다.

외환당국은 달러 순매수액이 클 때뿐만 아니라 순매도 규모가 과다한 것도 신경을 쓸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외환 전문가는 "환율이 뛰어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는 경우에는 부담이 덜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다른 나라나 국제기구의 시선을 살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시장에 의해 환율은 정해지고, 급격한 쏠림에 분명히 대처한다는 기본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다"고 거듭 확인하고 있다.

나아가 이를 이용한 투기거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고, 과도한 쏠림시 안정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정부가 손발이 묶이거나 시장참가자들이 이를 빌미로 당장 달러-원 환율에 숏(매도) 베팅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시장이 크게 출렁이면 당국이 개입에 나서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장 자율을 더 인정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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