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080원대로 오르는 동안 희석됐던 원화 강세 이벤트가 다시 눈길을 받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대기중이어서 원화 강세 기대가 조금씩 일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7일 FX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 올해 말 1,040.00원, 내년 1분기 1,030.00원까지 원화 강세를 전망했다.

원화 강세를 예상한 이유는 북미 정상회담이었다.

남북 정상이 만나 종전을 위한 협약을 모색하고 있고 향후 원화와 원화 자산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제거된다면 원화 강세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북한 정상회담 이전의 원화가 랠리를 보였을 때의 역사적인 레벨을 보더라도 정상회담 이슈에 따른 달러-원 환율 목표 레벨은 1,030.00원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북한 관련 이벤트가 원화 강세로 반영되려면 한미,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는 동안 긍정적인 시나리오가 지속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원 환율이 1,030원선까지 가기 위해선 롱스톱을 유발할 정도의 원화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봤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21일 "미 달러 강세가 기조가 쉬어가는 시점에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좋고, 한국 신용등급 상향 이슈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개선되고,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재개되는 국면이라면 가능할 만한 레벨"이라며 "만약 북한 리스크가 해소되는 상황에 원화 강세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스톱성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딜러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하고 있어 아래쪽으로 꺾이기는 쉽지 않다"며 "달러-원 환율이 조정을 받더라도 추세가 바뀐 건아니어서 저점 매수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인상에서 한국 금리인상으로 시선이 옮겨갈 가능성도 남아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3.1%로 오른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주목을 받는다면 다시금 원화 강세 기대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B외국계 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유로-달러 환율 1.17달러대로 하락했는데 유로 약세, 달러 강세 구도가 꽤 많이 진행됐다"며 "미국 국채금리도 3.2%~3.25% 구간이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채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 경우 한국도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어 달러 강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시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에서 원화 강세로 모멘텀이 바뀐다면 달러-원 환율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달러 강세로 달러화는 1,050원대에서 1,080원대까지 지지됐다.

하지만 롱포지션이 구축된 부분이 반대로 돌아서면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둘 부분이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민감해지면서 올랐지만 조정을 받을 때는 더 세게 받을 가능성도 열어둘 만하다"며 "시장이 롱으로 기운 상태에서 더 길게 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예상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