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영향을 받아 1,080원대로 올랐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90원 상승한 1,083.10원에 마무리됐다.

종가 기준 1,080원대는 지난달 30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달러-원 환율은 개장가 1,084.00원이 장중 고점일 정도로 상승 동력이 부족했다.

지난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명시되지 않음에 따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약세 흐름이 거셌다.

서울 외환시장이 지방선거로 휴장이었을 때, NDF 시장에서는 그동안의 원화 강세 기대가 상당 부분 되돌려졌다.

코스피는 성신양회, 현대건설, 현대시멘트, 현대로템 등 경협주를 중심으로 2% 가까이 급락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7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다른 아시아 국가 주식시장보다 코스피가 더 많이 밀린 것을 고려하면 북미 회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달러-원 환율 상승 요인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였고, 역외 위안화(CNH)와 싱가포르 달러 등은 보합권이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FOMC에서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총 기준 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했다.

◇15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076.00∼1,089.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수출입업체들의 위·아래 수급이 다 있었다"며 "1,080원대 오니 업체들의 주문이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사려고 기다렸던 곳들도 환율 상승 전망이 커지니 따라 나왔다"며 "외국계은행도 꾸준히 달러를 샀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온 것에 비해서는 매수세(비드)가 꾸준하게 찼다"며 "시원하게 부딪친 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신호를 보낼 것 같지는 않다"며 "만약 긴축을 말하면 달러-원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B 은행 딜러는 "차분하게 양쪽이 충돌했다"며 "뚫릴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이런 흐름이 레인지의 묘미"라고 평가했다.

이 딜러는 "이번에는 주식시장이 환율을 받쳐줬다"며 "ECB가 기존 스탠스를 유지하면 달러 강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스퀴즈가 나면 레인지가 깨질 수도 있다"며 "만약 NDF에서 오르지 못하면 다시 레인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1,090원 선은 차트상 중요한 레벨"이라며 "여기가 깨지면 사겠다는 곳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NDF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6.80원 상승한 1,084.00원에서 개장했다.

장 초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1,082원까지 밀린 달러화를 받친 것은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외국인의 주식 매도 흐름이었다.

전반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 초중반에서 수급에 따라 움직임이 결정됐다.

달러화는 이날 1,081.30원에 저점, 1,084.0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082.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8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4% 내린 2,423.4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717억 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4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샀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0.00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84.46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805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9.5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9.21원, 고점은 169.54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32억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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