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외국인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부진한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7일 '6월 미국 금리 인상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확대해도 과거보다 외환 건전성이 개선됐고, 신흥국 대비 경제 체력도 양호하다"며 "외국인 자금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 정도는 금리 차이 외에도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내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경제 기초 체력이 강하고,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원화 절상 가능성이 있다"며 "급격한 외국인 투자 자금유출을 막을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원은 향후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에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유출 가능성보다 국내 경기 부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침체 우려 등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하반기 기준금리 2회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이 하반기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미 금리는 각각 2.25∼2.50%와 1.50%로 양자 간 1%p 정도 차이가 생기게 된다.

아울러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파장이 우리나라에 직접 미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통화 가치 절하율이 높은 5개국(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에 우리 수출 비중이 크지 4.3%로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은행이 이들 국가에 대한 자산보유 비중도 3.4% 정도에 그쳤다.

다만 연구원은 일부 국가 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전염되면 글로벌 경제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취약 신흥 12개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비중은 11.1%, 국내 은행의 자산보유 비중은 8.8%에 이르렀다.

12개국은 아르헨티나, 터키, 이집트, 미얀마, 남아공, 우크라이나, 인도, 폴란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가속, 신흥국 취약성 부각, 무역전쟁, 유가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