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18일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에서 1,090원대로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 시작된 원화 약세 흐름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거나,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할 수 있어서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화면번호 2116)을 보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상단이 제한됐던 원화는 지난주 환율이 뛰면서 달러에 견줘 1.9% 가치가 떨어졌다.

엔(-1.5%)과 호주 달러(-1.9%), 역외 위안화(1.8%), 싱가포르 달러(-2.0%), 대만 달러(-1.9%) 등과 비슷한 수준까지 절하됐다.

경기 하강 신호가 분명하게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원화만 빠르게 약세로 반응하기는 쉽지 않다.

1,065∼1,085원 레인지에 머물면서 응축된 에너지가 위쪽으로 분출되며, 오버슈팅했다고 이해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01.45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개장 가격이 1,100원 위에서 형성될 경우 달러화는 지난해 11월 20일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0원대를 찍게 된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면전 우려에 주가는 내리고 국채 가격은 오르는 등 위험자산회피(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불거졌다.

미국은 중국산 500억 달러 규모의 총 1천102개 구체적인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40억 달러의 818개 품목에 대해서는 내달 6일 관세 부과에 들어간다고 미국 측은 설명했다.

중국도 똑같이 대응했다. 500억 달러 상당 659개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고, 7월 6일부터 340억 달러의 545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응수했다.

우리나라 교역의 1∼2위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지난 4월 무역협회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줄어 최대 367억 달러의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지난해 총수출 5천736억 달러의 6.4% 비중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1천억 달러 규모의 지식재산권 관세 부과 방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뉴욕시장에서 불거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 우려는 차츰 관망 분위기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진다.

관세 부과 시점을 내달 6일로 했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가 있고,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달러-원 환율이 미중 무역분쟁에 민감한 것이 사실이지만, 당장 달러-원 환율이 1,110원 선을 향하기에도 레벨부담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내달 6일 부과될 총 340억 달러 규모 관세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미중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연기될 확률도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1,100원대에서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직관적으로 보면, 지난주 후반에 네고가 어느 정도 소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전일 달러화 거주자 외화예금이 4월 663억5천만 달러에서 5월 말 625억4천만 달러로 38억1천만 달러 줄었다고 공개했다.

달러 예금은 4월에 37억3천만 달러 감소했고, 5월에 38억1천만 달러 줄어 2개월 동안 75억4천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2013년 이래 두 달 사이 70억 달러 이상 달러 예금이 감소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수출 호조에 따라 기업 달러 예금의 절대 규모는 여전히 크다.

달러 예금이 감소했다는 사실 자체로 네고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은 위험할 수 있다.

이날 중국 금융시장은 용선제(드래곤 보트 페스티벌)로 휴장한다.

오후 6시 30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은행연합회 초청 은행장간담회 만찬에 참석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9일 오전 2시 30분 연설이 예정됐다.

NDF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현물환 종가 대비 5원가량 오른 1,101.4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095.00∼1,101.5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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