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5일(현지시각) 공개되는 가운데 외신과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경로와 무역분쟁,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등에 대해서 시장이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 금리 인상 경로

우선 금리 인상 경로다. 지난 6월 FOMC 회의 후 나온 점도표에서 통화정책 결정에 관여하는 FOMC 참가자들의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중앙값이 2.375%로 나타났다. 이는 하반기에 금리를 두 번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네 번 이상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FOMC 위원은 지난 3월 일곱 명이었으나 6월 회의에서 여덟 명으로 늘어나며 점도표가 상향 조정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6월 회의에서 이처럼 입장을 바꾼 한 명과 다른 비둘기파들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마켓워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FOMC 의사록에서 비둘기파들이 어느 정도로 밀려났는지 눈여겨볼 것"이라며 "연준이 현재의 금리 인상 경로에서 이탈한다면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칠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UBS의 세스 카펜터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일정 속도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매우 놀라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펜터 수석은 시장은 대체로 올해 금리가 네 번 오를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에 동의하지만 내년에도 세 차례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하반기 금리 인상 횟수는 실질 물가지표와 물가 전망치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두 번의 FOMC 성명에서 연준은 '대칭적인' 물가 목표를 언급했는데 이는 물가가 목표치를 살짝 웃돌더라도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 무역분쟁

FOMC 위원들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무역분쟁을 어떻게 분석했는지에 대해서도 시장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FOMC 전까진 공개적으로 무역분쟁을 크게 우려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미국과 주요 교역국이 무역협상 갈등을 겪어도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에 큰 영향은 없으며 금리 인상 경로도 방해를 받지 않는다고 시사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6월 FOMC 회의에서 무역분쟁은 핵심적으로 다뤄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무역분쟁 이슈는 6월 FOMC 의사록에서 거론되더라도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 속에서 잠재적인 위험 정도로 치부될 것"이라며 "재정 부양책에 묻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FOMC 회의 이후로 몇몇 연준 위원들은 태도를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포르투갈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무역정책의 변화로 우리는 경기 전망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무역전쟁이 모든 경제 분야에 영향을 주겠지만, 특히 농업 분야에 대한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무역분쟁으로 감세 효과가 저해되면서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분석가는 6월 FOMC 의사록에서 무역분쟁 관련 논의가 길게 다뤄진다면 이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미국 달러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의사록에서 고용성장이나 물가상승, 임금 등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진다면 미국 달러는 재차 탄력을 받고 금리 인상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 커브 플래트닝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은 지난 2007년 8월 이후 가장 평탄해지면서 2년물과 10년물 국채 간 스프레드(금리 격차)도 30bp 이하까지 내려갔다.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신호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FOMC 회의에서 스프레드 축소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았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최근의 커브 플래트닝 흐름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그를 비롯한 연준 위원들은 이런 현상이 기술적인 이유로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여기에 안심하는 투자자들은 드물다.

나티시스 아메리카의 조셉 라보르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와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의 수익 약화,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현재 경기가 끝물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6월 의사록에서 이런 현상에 대한 논의가 더 있다면 희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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