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의 하반기 소비 증가율 전망치가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12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민간 소비의 증가율 전망은 2.2%로 상반기 3.1%보다 0.9%포인트 낮다.

증가율 격차는 소비가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한은의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에서 "내수는 투자가 조정을 받고 있으나 민간 소비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소비 증가율 전망 2.2%는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인 2.8%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반기 3.1%였던 소비 증가율 전망이 성장률 전망치인 2.9%를 웃돌았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하반기 GDP 구성 요소 가운데 성장률 전망치를 상회하는 지수는 상품 수출(4.0%)과 상품 수입(3.4%) 뿐이다.

민간 소비를 포함, 설비투자, 지식재산 생산물투자, 건설투자 등 다른 구성 요소는 모두 GDP 전망치를 하회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조세와 이자 비용 등 비(非)소비지출이 급증한 가운데 근로소득이 원활하지 않다면 가계 구매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소비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한은의 기존 전망과 부합하며, 2.2%의 증가율 전망도 기존 전망대비 0.1%포인트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 소비가 하반기에 증가했다"며 "하반기 증가율이 낮은 것은 전년 동기 대비로 봤을 때 나타나는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위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는 건설 경기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은은 주거용 건물의 공급 물량 확대, 비주거용 건물의 건설 부진 등으로 하반기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또 "토목은 중앙 정부 및 공공기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으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건설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불변)은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부문별로 토목은 2.6% 증가했고, 건축은 3.7% 감소했다.

지난 5월 증가세를 보인 토목 부문이 한은의 전망대로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건설업 상황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5월 건설기성(경상)은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 경상기준은 물가변동분을 포함한 수치다.

경상 기준 건설기성의 발주자별 하위 지수 가운데 공공 부문은 전월 대비 6.9%의 증가세를 보였고, 민간은 3.8% 감소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작년 성장률 호조는 건설기성에 따른 면이 큰데, 현재는 민간 부문의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다"며 "민간 부문의 숫자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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