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조정 양상을 보이자 지주사 전환과 자회사 완전편입을 앞둔 우리은행과 JB금융지주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주식 시장 조정에 편승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경우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커져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딜(Deal)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올해 12월 7일부터 같은 달 27일까지 주주들을 상대로 지주사 전환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다.

이때 반대 의사를 표명한 주주들은 12월 28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보유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주식매수청구를 신청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주가 흐름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우리은행은 주식매수 예정가격으로 1만6천79원을 제시했는데 지난 16일 기준 우리은행 주가는 1만6천650원으로 불과 3.42%밖에 높지 않다.

광주은행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JB금융도 주가에 신경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JB금융은 지난 13일부터 9월 19일까지 광주은행 완전자회사 편입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의사를 취합하고, 9월 20일부터 10월 1일까지 주식매수청구 신청을 허용한다.

JB금융이 주식을 사겠다면 제시한 가격은 5천773원으로 16일 종가 6천80원보다 5.04% 높다.

통상 주식매수 예정가격은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한다. 예정가격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세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문제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달러 강세로 증시가 반등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 약화로 은행업종에 대한 기대도 예전만 못하다.

주가 오름세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주식매수청구 규모도 커질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KRX은행업종은 올해 들어 1% 오르며 23개 업종지수 중 8번째로 많이 올랐지만, 지난 한 주간은 1.36% 하락하며 성적이 아래에서 4번째였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수 예정가격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하겠지만 예상하지 못한 외부 변수로 은행주를 포함한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며 "우리은행은 대규모 우리사주 대기 물량이 있는 데다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지만 JB금융은 여력이 없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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