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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원 칼럼> 씁쓸한 보물선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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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8.07.25  10: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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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뜬금없이 증시에서 보물선 얘기가 들렸을 때 처음 든 느낌은 '식상하다'였다. 이미 20년 전에 나왔던 해묵은 이슈 아니었던가. 보물선 테마가 증시에 또 등장하다니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바라보며 자본시장이 발전했다고 나름의 자부심을 가진 우리 증시에 이런 악성 테마주가 또 나온 것에 대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이런 허무맹랑한 이슈에 시장이 휘둘리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20년 만에 다시 등장한 보물선 테마주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고 한다. 보물선을 인양하겠다고 나선 신일그룹이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제일제강과 몇 개 코스닥 업체에 돈이 몰리며 주가가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제일제강이 보물선과 연관성을 부인하는 공시를 내면서 주가가 도로 곤두박질쳤다. 투기 장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여름 증시를 뜨겁게 달군 보물선 돈스코이 호는 지난 2001년 동아건설이 인양하려고 했던 것과 똑같은 배다. 그런데 신일그룹이 돈스코이 호를 인양하겠다고 하자 동아건설이 소유권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면서 동아건설은 신일그룹이 주장한 보물선의 가치(150조원)와 달리 그 가치를 22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동아건설 출신의 다른 인사는 신일그룹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신일그룹이 홍보중인 '선체 인양과 보물 확보주장'은 허위사실 유포라는 것이다.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를 담보로 코인판매와 불법 다단계영업을 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해당사자들이 총출동하면서 역설적으로 보물선 논란의 실체가 오히려 더 빠른 시간에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보물선 해프닝은 우리 증시에 두 가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첫 번째는 작년부터 시작된 우리 증시의 대세 상승장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강력한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대세상승장의 끝에 온갖 투기적 행태가 나타나는데, 남북경협주 이상 급등에 이어 이번 보물선 논란이 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 터진 보물선 이슈도 대세상승이 끝날 즈음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상관관계가 깊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증시가 '비이성적 과열'의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번 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한 바이오주들의 움직임과 돌연 폭락한 코스닥시장 상황 역시 투기적 장세의 끝물을 암시하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허무맹랑한 루머는 증시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과거 보물선 논란 때 동아건설이 17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할 수 있던 원인은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찾을 수 있다. 보물선을 실제 인양하는지 팩트를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관계 당국의 확인도 늦어지면서 증시에 혼란이 가중됐다.

    이번 보물선 사태 때에는 투자자들이 몇 시간 만에 신일그룹의 정체를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고, 신일그룹의 사업 내용은 물론 그 실체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해관계자들의 반박이 뒤따르면서 보물선에 대한 신뢰도가 반감되기 시작했고 당국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면서 증시가 비교적 빨리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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