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1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 초반에서 다시 하방 경직성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부터 천천히 레벨을 낮추고 있는 달러-원은 1,112∼1,113원에서 아래쪽이 막히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렸다.

1,110원에서는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수급상 우위에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일 새벽에 나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기다리는 분위기도 만연할 것 같다.

7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1.5% 올랐다.

연합인포맥스 전망치 1.67%를 하회하면서 8월 기준 금리 인상 목소리에 힘이 빠질 공산이 생겼다.

많은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원이 다시 레인지에 들어섰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뉴욕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였지만 아시아 통화가 더 강세로 반응했다.

역외 위안화는 서울 시장 마감 무렵 6.83위안대에서 6.77위안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정책 협상을 위한 고위급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위안화 약세 흐름이 되돌려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고위급 회담 재개를 위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도 현물환 기준으로 1,113원대까지 호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달 달러-원이 1,110원 선을 밑돌게 된다면, 1,105원 선이 지지선으로 기능할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역외 위안화는 뉴욕 시장 이후 재차 6.8위안대로 올라섰기 때문에, 달러-위안과 달러-원은 개장가 기준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상승 흐름을 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위안화는 6.85위안에서 상단이 막혔어도 6.8위안은 대체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 보인다.

아시아 통화와 달리 달러 인덱스는 94.5로 소폭 올랐다.

전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 결정회의 이후 뚜렷했던 엔화 약세 흐름이 반영됐다.

정책금리 지침(포워드 가이던스)을 제시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비율을 조정하기도 했지만, 통화정책이 기조 변경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엔화 강세 포지션이 뒤집히면서 엔화 약세가 가속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국채 10년물 금리의 허용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하단은 마이너스(-) 0.1%에서 -0.2%로, 상단은 0.1%에서 0.2%로 각각 변경했다.

구로다 총재는 시장 금리의 변동을 폭넓게 용인하는 것은 금리 급등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지, 금리 수준을 반영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BOJ의 결정이 통화 긴축이 아니라 오히려 통화 완화책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원화가 엔화를 따라 약세로 반응한다고 단순하게 보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위안화가 절하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달러도 강세라면 달러-원 역시 위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대비 0.4%(계절 조정치) 증가했다. 시장 예상 0.5% 증가에는 소폭 못 미쳤다.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대비 0.4% 늘었는데, 전망치 0.3%를 웃돌았다.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로는 2.2% 올랐다.

이날 오전 10시 45분경에는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7월 수출입동향을 내놓는다. 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7% 가량 수출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4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49%), 나스닥 지수(0.55%)는 모두 올랐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현물환 종가 대비 약 5.25원 내린 수준인 1,112.7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16.00∼1,119.50원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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