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3%를 넘을 것으로 보지만 시장은 이를 불신하고 있다며 투자자들과 금융당국 간 인식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28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 6월 발표한 점도표에서 기준금리가 2019년 말이면 3.1%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인식과 50bp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연준의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2.6%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국채 수익률 곡선의 단기물 구간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그런 만큼 지금 시장은 내년 말경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연준의 생각보다 더 가팔라져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 된다.

배런스는 "시장과 연준 가운데 한쪽은 아마도 틀릴 것이고 역사적으로 봤을 때 결국 연준이 시장에 항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금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예측할 때 일반적으로 연준보다 나았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95%, 12월에 올릴 가능성은 68% 반영하고 있다. 연준도 이에 대해 아직 부정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시장과 당국의 인식에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투자자들은 내년 6월 또는 7월 금리가 25bp 오를 가능성을 약 6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금리 중간값은 2.63%로 연준의 금리 전망치와 0.5%포인트 차이 나는 것이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3.0~3.25%로 결정될 가능성을 10%밖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립자는 "시장은 연준이 올해 두 차례, 내년에 한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에서 가진 연설은 현재 점도표가 너무 공격적이라는 우려를 드러낸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콜라스는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만한 수치가 확인될 때까진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은 다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을 겨냥한 발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연설에서 물가가 계속 오른다는 지표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런스는 시장이 연준보다 훨씬 낮은 금리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내년에 '연준의 실수'를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그 실수는 연준이 금리를 지나치게 빠르고 과감하게 올려 경제성장을 옥죄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배런스는 "다른 한편으로 보면 시장이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연준의 전망대로 내년 말 기준금리가 3.1% 선에서 형성되면 10년물 금리도 덩달아 뛰면서 수익률 곡선은 역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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