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97조8천억 원 규모인 정부의 내년 국고채 발행 계획이 채권시장에는 일단 호재라고 시장참가자들이 분석했다.

2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정부는 전일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가 97조8천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적자 국채를 포함한 순증 규모는 40조7천억 원으로 올해 36조7천억 원 대비 4조 원 증가했다.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적자 국채는 30조1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1조3천억 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지출 증가 대비 적자 국채 발행량이 크게 늘지 않아 수급상으로 호재라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총지출이 10% 가까이 늘어났는데 (적자 국채 발행은) 그 정도 밖에 늘지 않아 일단 수급상으로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급상으로 물량 공급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18조5천억 원 규모로 편성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채권 시장에 득이라는 평가다.

SOC 예산이 특별히 국채 발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다른 경로로 SOC 예산 집행이 경기 부양 효과를 내면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채권시장은 SOC 투자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연구원은 "SOC 자체로만은 금리가 크게 오를 것 같지 않다"며 "국채 발행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왔고, 이 정도라면 채권시장으로서는 우려를 더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SOC 투자가 경기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SOC 투자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 이날 금리가 밀리지 않는 상황인듯하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 예산안에 대해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세수 전망 때문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 정부의 총수입은 올해 본 예산 대비 7.6% 증가하고, 지출은 9.7% 늘어난다.

정부는 수입 가운데 국세 수입이 올해 268조1천억 원에서 내년 299조3천억 원으로 11.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문 연구원은 "세입이 경상 성장률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내년 성장률이 호조를 보여 5%라고 하면 세입증가율도 그 정도일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계획대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분명히 추경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적인 세수 전망 때문에 적자 국채 발행규모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세수가 계획대로 걷히지 않으면 추경을 하고, 채권을 발행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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