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중단 사태 영향으로 금리 상승 추세를 나타내던 통안채 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통안채 2년물은 발행일이 가장 최근인 '통안02060-2008-02'부터 그 이전 발행한 종목들까지 금융통화위원회 당일인 지난달 31일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는 모양을 나타냈다.

카타르 국립은행(QNB) 자산담보기업어음(ABCP)을 편입한 MMF들이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자산을 팔고 나선 영향이다. (연합인포맥스가 8월 31일 오전 8시 52분에 송고한 ''너도나도 팔자'…크레디트물로 번진 QNB ABCP發 펀드런' 기사 참조)

채권시장에 따르면 펀드들은 ABCP 대신 다른 채권을 팔기 시작했고, 만기가 비슷하고 유동성이 높은 통안채부터 일단 매도가 나왔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금융통화위원회 이전까지 남아있어 통안채 금리 상승 흐름을 부추겼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매수세가 없었다면 유동성이 필요한 투신 쪽에서 급매 물량이 나오면서 약간의 충격이 있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이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았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리를 인상했으면 문제가 됐을 수 있는데, 현재는 강세장이라 유동성 관련 이슈는 사라졌다"며 "현재는 매수 우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수 우위 장세가 돌아오면서 통안채 금리도 다시 하락했다.





<통안채 2년물 금리 추이(빨강, 검정, 초록 순으로 최근 발행)>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과 함께 9월 통안채 발행 물량 감소도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줬다.

한은은 지난 8월 30일 통안채의 9월 발행액이 전월 대비 2조 원 감소한 11조2천억 원 규모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은은 또 9월에 4조 원가량의 통안채 조기상환을 실시한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통안채 발행 물량이 2조 원 줄어 11조 원 수준으로 나왔다"며 "바이백과 만기까지 포함하면 현재 한국의 경상수지 폭에 비해 다소 많이 줄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MMF 환매 문제로 펀드런이 추가로 일어날 가능성도 있었는데 이를 막으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통안채 발행 물량 감소가 MMF 환매 중단 등 일련의 사건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9월 통화안정증권 발행 계획은 특별히 카타르 관련 문제를 감안한 것이 아니다"라며 "추석 연휴로 자연스럽게 8월에 비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금 수요가 많아지면서 화폐 발행을 많이 한다"며 "지준 공급을 위해 통화안정증권이나 다른 유동성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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