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금리 인상을 생각할 때가 됐다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에 국채 수익률 곡선이 당분간 평탄화(플래트닝) 움직임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이 총리의 발언으로 국채 수익률 곡선의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플래트닝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리는 전일 국회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지적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좀 더 심각히 생각할 때가 충분히 됐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분명히 단기 금리가 기존의 롱 방향은 아닐 것 같다"며 "플래트닝은 일단 맞는듯싶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도 "금리 인상을 하면 단기 금리가 오를 테니 플래트닝이 맞다"며 "경제성장률 등 상황이 좋지 않아 기준금리가 연동되는 단기만 오르고 장기 쪽은 오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금리가 상승해 플래트닝이 일어나는 '베어 플래트닝'을 예상하는 셈이다.

다만 베어 플래트닝 이후에는 장기금리가 하락해 플래트닝이 나타나는 '불 플래트닝'이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 관리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성장률에는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며 "베어 플래트닝 이후에는 불 플래트닝으로 (스프레드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명분이 우호적인 경기 상황이 아니라 금융 불안정성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성장률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장기금리 하락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총리 얘기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기보다는 커브의 방향이 명확해졌다"며 "한국도 미국처럼 굉장히 극단적인 플래트닝이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일 국채 3년과 10년의 스프레드는 34.1bp다.

13일 미국 국채 2년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21.16bp를 나타냈다.

다만 총리의 발언과 실제 금리 인상은 별개의 문제기 때문에 플래트닝 전망을 완전히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이 총리 발언만 보면 플래트닝이지만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금리 레벨로 판단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과 미국의 장기금리 차이도 커 마냥 플래트닝만 나타나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금리 발언을 내놓은 뒤 "여러 고려 사항이 있어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어느 쪽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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