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을 채권시장은 이제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미국 CNBC가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는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리겠다는) 연준이 진지하며 다른 중앙은행들도 통화완화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마침내 믿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인식으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3% 선을 상향 돌파했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화면(화면번호 6543번)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뉴욕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 중 3.0% 선을 돌파한 뒤 2.9999%에서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18일 장 중 3.1272%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10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으로 3% 선을 넘은 것은 8월 1일이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의 공격적인 전망에 대해 의심을 품어왔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해 남은 기간 두 차례 더 올린 뒤 내년에도 세 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렇게까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의구심이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80%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인식을 드러냈다. 그 전주에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60%만 반영됐다는 점에서 급격한 인식의 변화다. 내년 금리 인상 횟수도 기존에는 한 차례 정도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두 차례로 높여 잡았다.

CNBC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3% 선을 '터치'한 배경에는 지난 14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연말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점이 부분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웰스 파고의 미하엘 슈마허 금리 전략 디렉터는 "지난 몇 년간 시장에 순풍 역할을 한 것은 중앙은행들이었다"며 "이제는 ECB와 아마도 영란은행(BOE)까지 연준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데 이는 중앙은행들이 '초완화적'에서 '완화적' 기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곤칼브스 전략가는 채권금리 전망은 연준의 공격적인 발언에 좌우되고 있다며 연준은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 목소리를 다시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곤칼브스 전략가는 "연준 내 모든 비둘기파가 조금 더 매파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경제지표가 이전보다 약해졌음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진다는 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물 금리가 3.5%까지 뛰겠지만, 시점은 내년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더 많은 투자자가 채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채권시장은 증시의 강세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에 이 같은 인식이 퍼지면서 10년물 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치 상향되는 흐름이다.

모건스탠리의 짐 카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엄격히 본다면 10년물 금리가 3~3.25%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고 3.25% 위에 있어야 한다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때때로 무역전쟁이나 신흥시장 위기 등의 뉴스는 채권금리를 낮추곤 한다"고 말했다.

카론 매니저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때까지 앞으로 25bp씩 네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 등이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는 불안 요소였지만 현재까진 잘 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셔널 얼라이언스의 앤드루 브레너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연준에 이어 ECB의 말에 움직이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현재 채권 투자자들은 지표가 아닌 기술적인 요인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너 전략가는 "연준은 멈추지 않고 미국 국채는 공급되고 있다"며 향후 10년물 국채금리는 연고점이었던 3.128%, 30년물은 3.25% 선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당 구간이 돌파되면 다음 가격대까진 순식간에 뛸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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