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에도 향후 협상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이 중국의 미 국채 매도 등의 추가 보복 우려에 큰 폭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대에 안착하며 3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중국 상품 관세부과 강행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 증산에 대한 부담이 완화한 데 따라 큰 폭 올랐다.

미국은 전일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오는 24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말에는 관세를 25%로 올리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자국 농민 등을 대상으로 보복 조치를 할 경우 추가 2천570억 달러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중국이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인 농민 등에 대한 보복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이 경우 '빠르고 엄청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예고한 대로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부과로 맞섰다. 중국 당국은 해당 제품에 대해 5~10%의 관세를 오는 24일부터 부과한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관세부과에도 중국과 무역협상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이고, 중국도 무역협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9월 주택가격지수가 67로 전월과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을 웃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4.84포인트(0.71%) 상승한 26,246.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51포인트(0.54%) 오른 2,904.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0.32포인트(0.76%) 상승한 7,956.1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 여파를 주시했다.

양국의 관세율이 당초 우려보다 낮았던 점이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국과 중국이 낮은 세율의 관세를 발효한 이후 협상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측에서도 협상 여지를 열어 두는 발언이 나왔다.

월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맞설 실탄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불합리한 무역이라고 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협상'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대화가 열릴지는 중국 측의 선택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회견에서 "우리는 아마 어느 지점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이달 말로 예상됐던 류허(劉鶴) 부총리의 방미 무역회담 취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류 부총리가 아닌 한 단계 낮은 급의 협상단 파견이 대안으로 거론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미국이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 기기 등 주요 IT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기술주의 반등 폭이 가팔랐다.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증산 의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급등한 점도 에너지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종목별로는 넷플릭스 주가가 4.9% 급등했고, 아마존도 1.7% 올랐다. 다만 애플 주가는 0.2% 오르는 데 그쳤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과 캐터필러 주가는 각각 2.1%와 2%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 대표의 비상장 회사화 트위터 글에 대한 법무부의 조사 소식이 전해진 테슬라 주가는 3.4% 내렸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62% 올랐고, 산업주도 0.89% 상승했다. 에너지는 0.7%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0.44%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간 향후 협상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스캇 브라운 수석 경제학자는 "미국은 25%의 관세를 곧바로 부과하기보다는 연말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며 "이는 전반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이 중국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는 모든 일이 결국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51% 하락한 12.7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7bp 상승한 3.048%를 기록했다. 3개월래 최고치다.

만약 3.109%를 뚫고 올라서면 최근 7년간 새로운 고점을 쓰게 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오른 2.799%를 나타냈다.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7bp 뛰어오른 3.195%를 보였다. 3개월래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1.5bp에서 이날 24.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이 관세부과를 결국 강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은 있었지만, 무역 긴장 고조에도 위험자산인 주식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미 국채 값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전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무역전쟁이 거세지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최근에는 관세가 수입 가격을 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미 국채 값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통상 고정 수입인 국채 값 약세 요인이다. 또 인플레이션에 가속도가 붙으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ABN암로의 아르젠 반 다이크히젠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미국의 조치에는 몇 가지 단계적 요소가 포함돼 있어 추가로 가동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며 "그러나 중국이 이런 압력 속에서 대화를 재개할지 두고 봐야 해서 미국과 중국 간 새로운 회담이 예고 없이 시작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중국이 이번 관세부과에 대해 다른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매도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과 비교하면 수입규모가 작아서 이제는 관세로 보복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로서 중국이 미국의 차입비용을 늘리기 위해 미 국채를 내다 팔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다.

시포트 글로벌증권의 톰 디 갈로마 디렉터는 "시장이 중국과의 지속적인 무역전쟁과 중국의 가능한 보복 수단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며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은 중국이 보유한 대규모 미국 국채를 팔기 시작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33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815엔보다 0.524엔(0.47%)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68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841달러보다 0.00152달러(0.13%)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0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65엔보다 0.43엔(0.33%)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2% 상승한 94.627을 기록했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부과를 강행하면서 달러는 상승했다.

다만 무역 긴장이 고조될수록 안전통화로서 입지보다는 달러 역시 무역 긴장에 따른 미국 경제둔화 등의 우려에 휩싸여 예전만큼 상승하지 못했다.

실제 이날 달러지수는 장중 94.35로 하락해 7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RBC 캐피털의 엘사 리그노스 FX 전략 대표는 "관세부과가 이미 예상됐고, 25%의 관세율이 내년 1월로 미뤄져 시장 반응은 비교적 조용했다"고 말했다.

리그노스 전략가는 "미국 중간 선거가 끝나면 협상을 위한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협상 타결 시나리오는 높지 않다"며 "이제 수입 관세가 미국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FX 선임 전략가는 "트럼프의 관세가 생산성과 미국의 성장률을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달러의 약세도 시작됐다"며 "관세충격은 중국에 가장 크겠지만, 투자자들은 중기적으로 달러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 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시장이 무역 관련 소식에 조금은 지쳤다"며 "단기적으로 달러에는 이익이겠지만, 장기적으로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은행은 현재 세계 무역의 2.5% 정도가 관세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4%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랑 트레이더는 "이 수준에 도달하면 연준이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보는 데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달러에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투입한 영향으로 이머징마켓 증시와 외환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점도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

주피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탈리프 셰익 멀티에셋 전략 대표는 "무역전쟁이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무역 분쟁은 계속될 것이고 중국의 반응이 어떨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에서 소폭 강세였다. 캐나다 달러 역시 유가가 오르고 국내 제조업 지표가 캐나다 중앙은행의 10월 금리 인상 전망을 높이며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4달러(1.4%) 상승한 69.8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에는 배럴당 70달러 선도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였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 여파, 산유국의 증산 관련 소식, 시리아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격추된 데 따른 중동지역 긴장 등을 주시했다.

OPEC 등 산유국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란 소식이 잇달아 나오며 유가를 밀어 올렸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은 오는 일요일(22일) 산유량 관련 합의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

주요 외신은 OPEC 관계자가 이번 회의에서 특별한 즉각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외신은 익명의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는 단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는 데 대해 편안함을 느낀다는 보도를 내놨다.

사우디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80달러 위로 끌어올릴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은 이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도 전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틴 프리츠 연구원은 "사우디가 제재에 따른 이란 원유 감소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산유량을 늘릴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또 러시아의 군용기가 시리아에서 격추된 점도 유가를 끌어 올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시리아 정부군의 방공 미사일에 격추됐다. 시리아군이 이스라엘 전투기 작전을 차단하려다 아군 군용기를 맞춘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오발의 주체인 시리아군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이스라엘군의 행위를 '적대적 도발'로 규정했다.

다만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곧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해 군용기 추락을 위로하는 등 재빠른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의 갈등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를 주고받으며 재차 충돌했다.

양국 간 갈등이 심화했지만,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큰 폭 상승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는 확산하지 않았다.

양국이 부과키로 한 관세의 세율이 예상보다 낮은 점이 향후 협상이 진행될 것이란 기대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지만, 전반적인 위험투자 심리가 유지되면서 유가에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시점이 다가오면서 공급 이슈에 장이 민감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브히세크 쿠마르 수석 에너지 연구원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이란과 베네수엘라 산유량 감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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