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 확대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1,120원 근처까지 상승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7.40원 오른 1,119.20원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화는 오전부터 줄곧 올랐지만, 수급상 대형 결제 수요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은 달러를 사들였고, 주식 역송금이 일부 나왔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서 3천3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1.25%)와 코스닥(-2.64%)이 급락했다.

중국 금융시장이 국경절을 맞아 휴장인 가운데 홍콩 항셍지수가 2% 넘게 빠진 영향을 받았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 해군 디케이터함은 지난달 30일 중국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南薰礁>) 인근 해역을 항해하던 중 중국 군함과 40m까지 접근했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 구축함 디케이터가 남중국해 해역의 섬과 암초에 무단으로 진입하자 중국 해군 함정이 상황을 식별한 뒤 증거를 확보하고 경고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우 대변인은 "미국이 군함을 남중국해 암초 부근 해역에 무단 진입시켜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재정적자와 관련된 유로 약세 흐름도 달러-원 상승 배경이 됐다.

◇ 2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12.00∼1,124.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남중국해 긴장이 위험회피 심리에 영향을 줬을 수 있으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내놓지 않으면서 환율이 올랐다"며 "1,110원대 초반은 매수 레벨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1,114원 정도까지 아래를 봤으나 이후에는 포지션을 뒤집은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B 은행 딜러는 "외국인이 주식을 많이 팔았고, 역송금도 있었다"며 "지난주 원화 강세가 워낙 셌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는 흐름이 뚜렷했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원화는 투자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또 나타난 것 같다"며 "미·중 군사충돌이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려워 보이고, 1,110원대에서 매우 좁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전 거래일 대비 1.20원 상승한 1,113.00원에 개장했다.

투자 심리 위축과 저점 인식 결제 수요에 달러-원은 꾸준하게 상승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많지 않았다.

엔-원 재정 환율이 970원대로 밀린 상황에서 엔-원 매수세가 더해지기도 했다.

달러화는 1,112.80원에 저점, 1,119.5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16.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0억5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5% 내린 2,309.57, 코스닥은 2.64% 하락한 794.9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440억 원을, 코스닥에서는 95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3.741엔, 엔-원 재정 환율은 100엔당 983.85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5387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5.515를 나타냈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2.50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1.69원, 고점은 162.51원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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