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안이 다음 달 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으면 다음 날인 8일 사외이사 간담회와 이사회를 열고 회장직과 행장직 분리 또는 겸직을 포함한 지배구조를 확정해 의결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일 "우리은행 사업계획서에 보완할 부분이 있는 데다 이달은 국정감사 등 일정이 많아 다음 달 초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안을 상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인가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데 따라 우리은행 이사회도 신설되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난 2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초까지 비공개 간담회를 수차례 열어 회장직과 행장직 겸직 여부와 사외이사 겸직 여부,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를 논의하고 확정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손태승 행장의 회장직 겸직 여부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이 우리은행 자회사로 남는 데 따라 신설 우리금융지주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손 행장의 회장 겸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우리은행 노동조합 역시 행장직과 회장직을 분리할 경우 회장직은 외부에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확률이 높다며 겸직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에게 회장직과 행장직 겸직을 건의한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할 경우 낙하산을 막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금융 출범 후 강력한 카리스마로 지주를 이끌면서 비은행 부문 시너지를 내려면 회장직과 행장직 분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은행 이사들의 의견은 아직 모이지 않은 상태다.

일부 사외이사는 다른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례를 들어 회장직과 행장직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다른 금융지주나 은행들의 지배구조를 참고하고자 자료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는 모두 회장과 행장 분리 체제를 택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KB사태' 직후인 2014년 11월 취임한 윤종규 회장이 2년 넘게 행장직을 겸하다가 지난해 말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선임하면서 회장직과 행장직을 분리했다.

겸직 체제였던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지방 금융지주사들도 모두 분리 체제로 전환했다.

우리은행의 다른 사외이사는 "우리금융 설립 초기 조직 안정을 위해서 손 행장이 2년 정도 회장을 겸직하다가 이후 지주사가 커지면 회장을 새로 선출하는 방안도 효과적일 것"이라면서도 "회장직과 행장직을 겸직하려면 금융당국에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