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1,130원대 진입함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 7월 찍은 연고점 1,138.90원을 넘어서기는 힘들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중론이다.

1,130원대 중반이 레인지 상단이라는 시장 인식이 워낙 공고하기 때문에,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의 과감한 롱 베팅이 없다면 1,140원대 진입이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A 은행의 한 베테랑 외환딜러는 5일 "며칠 전 1,100원대로 예상하다가 2∼3일 만에 연고점을 넘볼 만큼 올라왔다"며 "환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외환 당국 고민도 깊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일단 1,140원대는 그동안 계속 막혔던 레벨이기 때문에 올라가기 어렵다"며 "역외 투자자들이 추세적인 달러 매수 흐름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새 달러-원이 밀린다면 1,120원 선에서 강한 저항을 받을 것 같다"며 "근래 수개월 동안 달러-원은 1,120원을 중심으로 계속 등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금융기관들도 방향성에 대해 확신이 없고, 베팅을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딜러는 "어제는 업체 네고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며 "누구라도 박스권 대응을 하는 상황이라, 특별한 악재가 터져 나와야 더 오르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미국의 환율보고서가 다음 주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경계심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미국 비농업 고용 지표 이후에 달러 강세가 약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계속되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기존과 달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했다"며 "진의를 확인해야 한다. 연준 위원들의 연설 등이 많아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이 중요 레벨에 오면서 트리거가 됐다"며 "그러나 유로화의 추가 약세도 어렵고 해서, 달러-원이 연고점을 웃돌지 못할 것 같다. 시장이 놀란 정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경절로 휴장인 중국 주식시장이 다음 주에 어떻게 반응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동안 중국 주식은 좋았는데, 빠르게 하락하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10월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이 조심스럽고, 호가도 촘촘하지 않아 보이다"며 "달러-원 변동성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환율조작국 이슈는 여전히 엄포에 그치면서 달러 강세에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10원 오른 1,133.00원에 개장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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