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 채권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인 것으로 평가됐다.

전일 기획재정부와 연합인포맥스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5회 KTB(Korea Treasury Bonds) 국제콘퍼런스'에서 국내외 이자율 및 환율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과 신흥국 불안에도 한국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과의 금리역전이 자본유출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며 한국이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대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최근 한국 채권시장 흐름과 외국인 원화채 매매 동향이 미국과 크게 연동되지 않는 점도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한미 금리역전보다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중요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는 한미 금리 차보다 경상수지 흑자 폭 유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비닛 말릭 HSBC 이자율 트레이딩 헤드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 이유"라며 "경상 흑자가 유지된다면 내외금리 차 역전폭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상 흑자가 유지되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는데, 이에 따른 원화 절상 기대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 유인으로 작용한다"며 "한국이 이머징 국가 중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점도 원화채 매수 유인을 늘린다"고 덧붙였다.

이동찬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상무는 "아시아 성장 모멘텀이 낮아지면서 한국도 내년에는 잠재성장률에 못 미칠 수 있다"며 "이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도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 흑자 폭이 축소되면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한국 채권도 주요지수 편입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금리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금융시장 안정과 통화정책 여력 확보 등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토론자들이 있었던 반면, 경기판단이 우선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이창훈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은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와 부동산으로 유발된 가계부채, 통화정책 수단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금리가 경기보다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 통화정책 목표에 금융시장 안정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 논거가 미약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석태 한국 소시에테 제네럴(S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금융안정보다 현재 경기판단부터 먼저 해야 한다"며 "통화정책 여력 확보라는 인상 논거가 약한데, 통화정책에 시차가 있다면 지금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금리와 환율 관계가 그리 밀접하지 않다"며 "금리 올린다고 원화 강세가 될지, 또한 원화 강세를 진정 바라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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