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채권금리가 최근 한 달여 간 40bp가량 급등하면서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을 긴장시켰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으로 촉발된 미국 금리 급등세가 국내 채권금리 상승을 이끌었다며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을 11일 우려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8월 20일 2.8145%에서 지난 5일에는 3.2306%까지 오르며 한 달여 간 40bp 이상 상승했다.

이번 주 장중에는 미 10년 금리가 3.26%까지 오르면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금리는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와 미국 금리상승이 맞물려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와 3년물 금리는 모두 20bp가량 올랐다.

시장참가자들은 테이퍼 탠트럼 당시 국내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갔음에도 채권금리가 급등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전했다.

테이퍼 탠트럼은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할 것이란 의사를 내비치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개월 동안 140bp 급등하는 등 시장이 발작(탠트럼)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 것을 말한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 금리 상승세의 진정 여부일 것이다"며 "테이퍼탠트럼 당시 미국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리 상단도 당시 예상보다 20~30bp 높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늘 미국 금리상승이 증시 급락으로 주춤했다"면서도 "다시 오를 수 있다면 한국금리도 끌려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을 여전히 2.10%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국내 금리도 다시 하락했다"며 "금통위 금리 인상 이후 금리 하향 안정화 등을 예상하며 아직은 2.10% 수준의 상단인식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연준의 금리 인상과 미국 중간선거 등 미국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재료가 많다"며 "국내 금리 상단도 3년물 기준으로 2.20%까지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3년 당시와 같은 상황까지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2013년 버냉키 의장이 발언할 당시 시장은 연준의 긴축을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갑작스러운 발언에 시장금리가 확 튀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점을 시장이 이미 알고 있다"며 "시카고 연은 총재도 2.75~3.0% 사이를 중립금리로 진단하면서 금리 인상도 3%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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