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같은 상장지수채권(ETN) 상품을 은행 신탁을 통해 매수할 경우 개인이 직접 매수하는 것보다 수수료가 2배 이상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ETN 상품은 개별 주식 종목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인데 은행 신탁을 통해 매수할 경우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15일 은행권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에 따르면 따르면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올해 들어 8월까지 각각 5천566억 원과 41억 원어치 팔린 한국투자증권 '트루(true) 코스피 양매도 ETN' 상품의 은행 선취 수수료는 1%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의 총보수 0.8%는 따로다.

ETN은 개별 주식 종목처럼 개인이 쉽게 직접 사고팔 수 있다.

그런데도 은행 신탁을 통해 이 상품을 매수할 경우 수수료가 1.8%로, 직접 사고팔 때의 0.8%보다 두 배 이상 수수료가 붙는 것이다.

은행들은 상품을 발굴해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위험성을 설명하는 비용이 있어서 1%의 추가 수수료를 붙였다는 입장이다.

상품을 개발한 증권사 입장에서도 은행 신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면 채널을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개인이 직접 ETN 상품을 사고팔 때도 투자성향과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확인하게 돼 있다"며 "단순히 사고팔기만 하면 되고 아무런 기법이 필요하지 않은 상품에 1%의 추가 수수료를 붙이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ETN을 개인이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중장년층에 이 상품을 주로 판매해온 것 아닌가 싶다"며 "은행 신탁을 통한 ETN 상품 매수는 개인 투자자가 이득을 볼 게 거의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운열 의원실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1년간 주로 50대 이상 고객 총 8천417명에게 이 상품을 판매해 총 69억 원의 수수료 이익을 얻었다.

KEB하나은행은 또 최고위험 등급인 이 상품을 중위험으로 속여 팔았다는 의혹 또한 받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2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KEB하나은행이 이 상품의 투자위험등급을 최고위험으로 분류해놓고도 판매 직원들이 참고하도록 만든 자료에는 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으로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은 다음 달 KEB하나은행에 현장 검사를 나가 불완전판매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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