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신의 폭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연기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보험사들의 초장기물 국채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중 보험사의 자산운용 부서들은 대체로 IFRS17 도입이 실제로 연기되더라도 보험사의 초장기물 국채 수요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 글로벌 회계기준 IFRS17는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꾼다. IFRS17을 적용하면 부채의 평가액과 듀레이션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장기 채권을 사들여 자산의 듀레이션을 늘리는 작업을 해왔다.

IFRS17은 기존 2021년 도입 예정이었지만 IASB가 각국 보험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1~2년 늦춰진다고 해서 방향성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다"며 "매수 강도를 낮춘다든지 하는 입장의 변화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는 것뿐이지 듀레이션을 확대하기 위한 수요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B 보험사의 관계자는 "1~2년 정도의 연기라면 약간의 여유가 생겨 밀려있는 초장기물(매수 압력)이 다소 완화할 것 같다"면서도 "이 모멘텀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이 꺾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재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 등 초장기물의 금리는 보험사의 수요로 10년물보다 낮은 상황이다.

B 보험사 관계자는 "특히 대형 보험사는 워낙 물량이 많아서 1~2년 미뤄진다고 해서 (매수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 보험사의 채권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견도 있었다.

C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도입 연기는) 운용 방향성에 영향이 크다"며 "관망하고 의사를 결정하려는 니즈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저금리 장기물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하는 상황이 해소되는 것"이라며 "시간상으로 여러 운신의 폭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가중평균금리 2.285%에 낙찰된 국고채 20년물 입찰은 다소 부진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시장참가자들은 IFRS17 도입 연기 검토 소식이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 정도는 회사별로 정도가 다르다"며 "보험사마다 입장이 약간씩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23일 기준 국채 수익률 곡선>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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