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들이 올들어 차환용 회사채를 발행해 줄인 이자비용이 연간 1천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져 가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여건이 좋아지자 기업들이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리만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고금리 회사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저금리 회사채로 갈아타려는 시도가 늘면서 전체 이자비용 감소폭은 더욱 늘었다.

17일 연합인포맥스가 올들어 지난 14일까지 차환 용도로 회사채를 발행한 3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 계열사의 증권신고서(채무증권)를 분석한 결과, 총 69개 대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해 고금리를 저금리로 갈아타 줄인 이자비용이 연 1천525억6천600만원에 달했다.

이들 기업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만기가 4.25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차환용 회사채 발행을 통해 줄인 전체 이자비용은 무려 6천484억원에 이른다.

개별 기업별로는 회사채 차환으로 줄인 평균 이자비용이 연 13억7천400만원이었다. 평균 만기(4.25년)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58억원 가량의 이자를 덜 물어도 되는 셈이다.

조사 대상 69개 기업이 기업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4.78%였다. 차환 대상 회사채의 평균 금리가 6.17%였던 것을 고려하면 1.39%포인트 낮아졌다.

실제 올들어 일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의 민평금리 추이를 보면 하향 추세가 완연하다.

신용등급 'AA+' 기업의 3년만기 회사채의 민평금리는 올해 1월 3.87∼3.97%대였으나 7월 중순 3.50%대 아래로 내려서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달 초 한 때 3% 초반까지 하락했다.

만기가 길어지면서 5년물과 7년물 회사채의 발행이 늘고 있는데 동일 등급 회사채의 민평금리는 올해 초 각각 4%와 4.10%대에서 최근에는 3.2%와 3.3%대까지 떨어졌다.

대기업들이 많이 몰려있는 신용등급 'AA'와 'A' 기업의 민평금리 또한 완연한 하향 추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채권시장의 저금리 추세와 함께 올들어 새로 시작된 '회사채 발행시장 제도 개선안'의 영향도 기업들의 이자비용을 줄이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

회사채 발행을 위해서는 증권사와 반드시 대표주관사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기업들이 이를 금리 낮추기 기회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별로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개별 민평금리에 비해 발행금리를 대략 10∼20bp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개별 대기업그룹별로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연간 평균 43억9천만의 이자를 줄였고, 현대차그룹과 SK그룹 계열사들의 평균 이자비용 감소 규모는 각각 15억6천만원과 20억1천만원에 달했다.

LG그룹(평균 13억4천만원), 롯데그룹(13억3천만원), 현대중공업그룹(36억9천만원), GS그룹(11억원), 한진그룹(12억7천만원), 한화그룹(9억7천만원), LS그룹(12억원), 신세계그룹(22억원), 현대그룹(10억9천만원) 등도 이자비용 감소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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