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지금은 대공항이 진행 중이던 1933년과 같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9일(미국 동부시간)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이 같은 '팽행이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S&P는 최근 100년간 두 번의 사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1929년에 발발한 세계 대공황과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든 이 두 사건을 역사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최근 4년간 전 세계 경제가 겪은 침체와 금융위기는 1930년대의 대공항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S&P는 진단했다.

흥청망청했던 1920년대를 거쳐 불어닥친 1930년대의 대공항이 지금 상황과 소름 끼치도록 일치한다는 것이다.

만약 1929년(대공항)과 2008년(금융위기)이 각각의 위기가 발생한 연도라면 시간상 2008년의 4년 뒤인 2012년은 1929년의 4년 뒤인 `1933년'과 오버랩된다고 신평사는 주장했다.

신평사는 따라서 각국의 정치인과 당국자에게 "오류를 범할 여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1933년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조가 나타났던 시기다.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어제까지만 해도 주식을 사지 못해 안달하던 사람들이 주식을 팔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해 7월 주가는 이전의 8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은행 빚으로 주식 투자를 했던 이들은 파산했다. 대출을 회수하지 못한 은행도 망했다. 은행이 줄줄이 도산하는 '뱅크런'이 발생했고 사람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실업자는 백만 명을 넘었고, 상점에는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정작 살 사람은 없었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공장주는 생산량을 줄였고 실업자는 더 늘었다.

이후 4년간 세계 경제는 암흑이었다.

1933년에 비로소 탈출을 위한 첫 시도가 가시화된다. 정부가 공공사업을 일으켜 유효 수요를 창출하는 이른바 '뉴딜 정책'이 등장한 것이다.

S&P가 보고서에서 정치인들에게 깨어나라고 주문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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