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K그룹 지배구조상 최정점에 있는 SK C&C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회사채를 발행한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SK C&C는 내달 2일 5년물 1천억원, 7년물과 10년물 500억원씩 총 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5년물과 7년물 1천억원과 1천500억원 등 2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지 다섯 달만이다.

SK C&C는 1999년 3월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주로 3년물로 회사채를 발행해 왔으나 지난해 이후 5년물과 7년물로 만기를 늘리면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10년물 회사채를 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만기구조 장기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로 보인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라 판단해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기존의 고금리 차입금을 갚아 재무안정성을 높이고자 하는 차원이다.

SK증권 지분 10%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미리 준비해 두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 C&C는 지난 달 SK네트웍스로부터 SK증권 지분 10%(3천201만1천720주)를 주당 1천432원에 총 458억원을 주고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는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올해 말까지 SK증권 지분 22.7%를 처분해야 했다.

결국 SK C&C에 10%, SK신텍과 SK증권 우리사주조합에 각각 5%와 7.7%씩을 팔기로 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 심사가 진행중이다. SK C&C 등은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에서 제시할 희망금리밴드는 동일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일정 스프레드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스프레드 상단은 5년물이 36bp, 7년물과 10년물이 각각 60bp와 87bp로 만기별 개별민평 수준이다.

SK C&C는 SK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최상위 지위를 보유한 기업인 만큼 그간 매우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07년부터 지난해 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7.9%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관계사 매출 비중이 62.7%에 이른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매우 좋지만 관계사 지분 매입과 신규사업 투자 등에 따라 차입 규모는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6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507억원이다. 작년 말의 8천722억원에 비해 1천785억원이 증가했다.

내년까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위한 IDC센터 추가 건립 등을 위해 2천300억원의 투자 계획이 있다.

지난 6월까지 549억원의 투자가 집행됐고 앞으로 1천686억원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지표상 차입규모가 과다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재무위험은 크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이 5천억원을 넘어서고, 자사주 지분가치도 4천500억원에 이르는데다 자회사 지분가치도 3조원을 웃돌아 지표상 차입 부담을 완화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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