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전강후약' 강세를 연출했다.

BOJ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달러-엔이 힘을 받았으나, BOJ의 완화 기대가 꺾이면서 환율이 상승폭을 반납했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2시25분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03엔 낮아진 79.93엔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유로-엔은 0.07엔 하락한 104.35엔에, 유로-달러는 0.0004달러 밀린 1.3053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에 달러-엔은 BOJ가 다음 주에 있을 정례회의에서 통화완화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3개월 반 만에 80.00엔을 웃돌았다.

최근 일본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일본의 지역경기 평가도 부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BOJ가 추가 완화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 것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도 BOJ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20조엔(2천500억달러) 더 확대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달러화에 힘을 실어줬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이 BOJ에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의 80조엔에서 100조엔으로 늘리라고 요청했다"며 "정부가 은행에 자산매입 기금을 5조~10조엔이 아니라 20조엔 증액하라고 권고한 것은 시장 심리를 개선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지마 고리키(城島光力) 일본 재무는 일본 정부가 BOJ에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20조엔 확대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BOJ의 통화완화 기대가 희석됐다.

조지마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BOJ가 단호한 통화 정책을 계속 펼 것으로 기대한다"며 "BOJ는 이를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경제재정상 겸 국가전략상도 정부가 BOJ에 자산 매입 확대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기사 하나하나에 코멘트할수 없다"며 언급을 거부했다.

도쿄소재 대형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이 소식에 0.10엔 하락했다"며 "일본계 딜러들은 이 보도를 별로 믿지 않지만, 비 일본계 딜러들이 특히 비 크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가토 미치요시 미즈호 코퍼레이트은행 부사장은 "비 일본계 투기세력이 달러화를 매입하면서 달러-엔이 80.00엔 위로 올랐으나, BOJ의 통화완화 기대가 줄어들면서 이들이 달러화를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BOJ의 정례회의와 함께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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