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채 20년물의 회전율이 유독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장기적인 전망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채 20년물은 10년·30년물과 비교해 회전율이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회전율은 기간별 잔액 평균 대비 거래량의 배율을 의미한다.

지표물과 비지표물을 모두 포함한 20년물의 작년 연평균 회전율은 0.07배로 10년물의 0.29배, 30년물의 0.15배에 비해 훨씬 낮다.

또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20년물의 회전율은 0.05배로 작년보다 더 떨어졌다. 같은 기간 10년물의 회전율은 0.31배, 30년물은 0.12배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거래가 잘 안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로 20년물의 시장에서의 포지션은 애매하다. 우선 보험사의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위한 수요는 30년이나 50년물이 대신할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20년물은 메리트가 없다"며 "30년물이 나오기 전에는 듀레이션을 늘리는 용도가 있었는데 현재는 굳이 20년물을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투자기관 입장에서는 30년이나 50년을 더 선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년물은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50년물보다는 접근이 용이하지만 같은 초장기인 30년물이나 유통량이 많은 10년물에 밀려 딜러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채권거래량 상위(화면번호 4234)에 따르면 20년물 지표물인 국고02375-3809(18-7)의 이번 달 거래 순위는 18위다.

30년물 지표물인 국고02625-4803(18-2)은 16위, 10년물 지표물인 국고02625-2806(18-4)는 5위를 나타냈다.

발행 잔액에 있어서도 18-7은 1조8천460억 원에 불과하지만 18-2는 18조1천890억 원, 18-4는 11조3천370억 원에 달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딜링하는 입장에서 50년물에 접근하기는 어렵다"며 "장기물을 거래하려면 종목을 단순화해 10년과 30년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입찰 결과를 보면 30년과 50년물은 확실한 보험사의 수요가 있다"며 "10년은 트레이딩 용도로 사용되는데, 20년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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