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 칼럼> 여의도 통신망이 두절됐더라면…
<이장원 칼럼> 여의도 통신망이 두절됐더라면…
  • 승인 2018.11.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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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주말 발생한 KT 아현지사 건물 화재는 연결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한순간에 엉망진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낸 심각한 경고다. 전화와 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을 이용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신용카드 결제가 안 돼 식당,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 소비 생활도 올스톱됐다. 병원의 전산시스템도 작동이 안 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었다.

휴일이었기에 망정이지 평일이었다면 더 큰 통신 대란이 왔을 수도 있다. 예컨대 금융시장 거래가 한창일 때 여의도 통신망이 화재로 인해 장애가 났다면 주식, 외환, 채권 등 자본시장 전체가 아비규환에 빠졌을지 모른다. 그 파장은 이미 연결된 전체 경제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심각한 재앙을 불러왔을지도 모른다.

이번 사고로 우리의 일상은 통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통신망을 잘못 다룰 경우 거대한 괴물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과거에 비해 통신망 장애에 따른 피해는 더욱 커진다는 점도 깨달았다. 우리의 삶이 미래로 갈수록 점점 더 큰 덩어리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미래사회엔 통신 두절이 어떤 재해와 재난보다도 우리에게 더 큰 위험을 안겨다 줄지 모른다.

현대인들은 이미 스마트폰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은 연결사회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아파트엔 사물인터넷이 장착돼 스마트폰만으로도 현관 출입과 조명, 가스, 난방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가전제품에도 사물인터넷이 구현돼 에어컨, 청소기, 세탁기도 통신을 이용해 작동시킬 수 있는 시대에 들어왔다. 사물인터넷이 결합한 미래의 자동차는 자율주행차가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금융은 이미 스마트폰으로 모든 거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초연결사회에 깊숙이 빠져들었다.

뒤집어 말하면 초연결사회에 진입할수록 예측불허의 통신장애 상황이 닥칠 때 우리의 일상은 더욱 아수라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 된다. 편리한 연결사회의 장점이 오히려 최악의 사태를 부르는 불씨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가득한 도로에서 통신두절의 상태를 맞이하게 된다면 그 도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초연결사회를 지향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와 산업계, 금융계 모두 그 이면의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연재해와 테러, 화재, 해커의 공격 등 예측하지 못한 변수들에 대한 대응 체계를 하루빨리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우리 사회는 통신 장애와 전산 오류, 해킹 등 유사한 사고를 겪은 경험이 많다. 2011년 발생한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가 대표적이다.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가 해킹돼 고객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적도 있다. 이러한 사고 중 일부는 국가적 재난이 우려될 정도의 위험이 큰 것도 많다.

아쉽게도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그때마다 땜질식 대책을 내놨지만, 새롭게 터진 재난엔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한다며 들떠 있는 IT 강국 코리아의 부끄러운 단면이다.

기업과 금융회사들은 서둘러 전산ㆍ통신 사고의 리스크를 대비하고 예방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금융위기의 시대에 기업들이 재무 리스크 차단에 만전을 기했다면 4차산업 혁명 시대엔 전산ㆍ통신 리스크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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