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매수포지션, 외국인 줄이고 금융투자 늘리고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채선물 3월물로의 월물교체(롤오버)가 끝났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9일 이번 롤오버 과정에서 외국인과 국내 증권 투자자의 수익률 곡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드러났다며 10년 국채선물의 미세한 포지션 변화에 주목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동향 일별추이(화면번호 3803)에 따르면 전일 롤오버 이후 조정된 외국인의 10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약 3만6천 계약을 나타냈다.

10월 말까지만 해도 8만3천 계약의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한 달 반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매수포지션을 줄인 것이다.

같은 기간 증권·선물의 매수포지션은 늘었다. 10월 말 약 6만5천 계약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던 증권·선물은 한 달 반 동안 매수포지션을 4만5천 계약가량 늘리며 누적 순매도를 2만 계약까지 줄였다.









통상 국채선물 롤오버 기간에는 외국인의 포지션 변화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그러나 이번 롤오버에서는 막판 증권사들의 매수포지션 확대가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런 미세한 포지션 변화를 수익률 곡선에 대한 주체별로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3년 국채선물은 외국인 매수포지션이 유지되며 스프레드 축소(마이너스 폭 확대) 압력을 키웠는데, 반대로 10년 국채선물은 금융투자가 매수포지션을 늘리며 스프레드가 축소됐다"며 "한 주체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커브에 대한 금융투자와 외국인의 포지션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대적이지만, 10년 국채선물에서 포지션 방향이 많이 달라진 것이 이번 롤오버에서 나타난 특징이다"며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이견은 적은 상황에서 10년에서 나타난 차별성이 향후 금리 방향을 짚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커브 플랫에 베팅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외국인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롤오버 기간 외국인 동향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이는 외국인이 보통 선제적으로 시장을 이끌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경기에 대한 국내투자와 외국인이 엇갈린 인식을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고 전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어제는 외국인보다 증권의 이월물량이 더 많았다"며 "매수포지션과 매도포지션 모두 대부분 물량을 이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하락 기대에 매수포지션이 많은 외국인이 먼저 움직이면서 스프레드 적자폭이 확대됐고 매도포지션이 많은 증권은 롤오버 기간 후반에 유리한 조건으로 이월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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