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 2018년 부채자본시장(DCM) 외화표시채권(KP물) 주관 부문에서 정상은 전통의 강자 HSBC가 눈에 띄는 격차로 차지했다.

HSBC는 지난 2017년 씨티그룹에 7억5천만달러 차이로 2위 자리에 머물렀다. 지난해 2분기에도 10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면서 2018년에는 2위인 씨티그룹을 따돌리고 왕좌를 되찾았다.

연합인포맥스가 2일 발표한 '2018년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KP물 주관 순위(화면번호 4431번)에 따르면 HSBC는 지난해 총 46억8천560만달러의 주관 총액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2위인 씨티와 주관 총액 격차가 15억달러에 이를 만큼 압도적인 1위였다. HSBC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12.72%였으며 발행 건수도 54건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공격적으로 채권 발행을 주관하며 실적 격차를 벌린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분기 주관 총액이 4억달러에 불과했던 HSBC는 3분기 주관 규모가 24억6천800만달러에 달하며 2위인 크레디트아그리콜과 약 10억달러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3분기 국내 은행의 외화채권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16억달러어치를 주관한 것이 주효했다. 2위인 크레디트아그리콜은 은행들이 발행한 KP물을 8억7천320만달러어치 주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는 시장 전체적으로 활력이 줄어든 가운데 HSBC의 뒤를 이어 미즈호와 소시에테제네랄(SG)이 각각 KP물 주관액 2위와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전체 2위와 3위는 씨티와 크레디트아그리콜이 각각 차지했다. 씨티는 회사채, 크레디트아그리콜은 은행 KP물에서 더 강점을 드러냈다.

HSBC, 씨티와 함께 오랫동안 3강 체제를 구축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는 지난해 순위가 7위까지 떨어졌다. 작년 한국 정부가 발행한 10억달러 규모의 KP물 주관사단에 참여하며 체면은 세웠지만, 나머지 공사·공단, 은행, 회사채 부문 중 어느 한 분야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7년 포모사본드의 열풍에 힘입어 22억7천410만달러의 주관액으로 5위까지 올랐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대만 시장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지난해 10위까지 내려갔다.

한편으로는 유럽계 은행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크레디트아그리콜을 비롯해 BNP파리바, UBS, SG까지 유럽계 주관사가 3~6위를 내리 차지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한 해 동안 이어지면서 금리가 낮은 다른 지역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발행기관의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그테이블에 오른 주관사들의 지난해 발행 총액은 368억2천46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행 총액 335억4천950만달러와 비교해 시장 규모가 약 10% 커졌다.

한국산업은행(KDB)은 10억970만달러의 주관 총액을 기록해 지난해의 6억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발행한 KP물 주관사단에 참여했고 기업 KP물 발행 주관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성사된 거래를 토대로 진행됐으며 국내 기관의 해외 자회사가 주관한 거래는 제외됐다. 또 공모와 사모 모두 포함됐고, 거래 규모에 하한선을 두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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