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 낙관론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맞서며 소폭 올라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제 성장 우려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달러화 가치는 성장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감소 소식으로 새해 첫 거래에서 상승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강화되며 장 초반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50 아래면 경기가 수축 국면임을 의미한다.

지난달 31일 나온 공식 제조업 PMI가 이미 49.4로 2016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하회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경기 우려에 불을 지폈다.

마킷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12월 제조업 PMI도 53.8로, 지난 11월 55.3에서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낙관론 띄우기에 나섰지만, 부정적인 소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해 첫 각료회의에서 "지난달 증시에 작은 흠집이 있었지만,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 회복할 것"이라면서 "중국과의 협상은 매우 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긍정적인 통화를 했다면서 낙관론을 피력한 바 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중국 추가 관세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NYT는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의 일시적인 대두 수입 확대 같은 공허한 조치에 현혹되지 않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점을 지인들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번 무역협상을 이끌고 있으며, 대표적인 강경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밖에 이탈리아 까리제은행이 4억 유로 규모의 신주 발행에 대해 주주 승인을 얻지 못해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등 유럽시장 불안 요인도 불거졌다.

미 정부 셧다운 우려도 지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위해 당분간 셧다운을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날 재확인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경장벽 예산을 통째로 들어낸 자체 예산안의 하원 처리를 예고한 상황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78포인트(0.08%) 상승한 23,346.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18포인트(0.13%) 상승한 2,510.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66포인트(0.46%) 오른 6,665.9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중국 등 주요국 경제지표, 미·중 간 무역협상 관련 소식, 미정부 부분 폐쇄(셧다운) 등을 주시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강화된 점이 장 초반 시장을 압박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사우디아라비아의 12월 수출 감소 소식으로 2.5% 오르는 등 상승한 점은 에너지 중심으로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장 초반 4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지만, 차츰 낙폭을 줄였다.

트럼프의 무역 관련 발언 이후에는 상승 반전해, 한때 8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매수세가 힘을 냈다.

그러다가 장 후반 보합권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끝에 소폭 올라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4분기 판매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테슬라 주가가 6.8%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07%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커뮤니케이션도 1.25%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는 1.77% 하락했다.

이날은 마킷의 제조업 PMI 외에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연초에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리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한 묶음의 여러 다른 불확실성 요인들을 다루고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거친 상승과 하락을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65% 하락한 23.2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6bp 하락한 2.659%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26일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6bp 내린 2.981%를 나타냈다. 지난해 8월 24일 이후 최저치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상승한 2.50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19.5bp에서 이날 15.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아시아 증시가 부진한 중국 경제지표에 일제히 하락했고, 유럽과 뉴욕증시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들은 다시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하이테크 업종에 의존하는 아시아 수출업계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국채 트레이딩 대표는 "약한 경제지표와 글로벌 성장 우려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국채 값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올해 2번의 금리 인상을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의심하는 등 시장과 연준 간 괴리가 있다"며 "몇개월 내에 누가 옳은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투자자들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을 거의 예상하지 않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가 현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낮게 마감할 가능성을 87%로 예측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90%에 달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최근 미 국채 값은 계속해서 올랐다.

지난해 11월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던 미 국채수익률은 경제 우려가 커질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하락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력에도 시장 의문이 커지며 지난주 미 국채시장의 상승 랠리 기간은 연장됐고, 상승 속도도 더 가팔라졌다.

BMO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가는 "위험자산 반응과 글로벌 경기 둔화 현실화 등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연휴 기간 줄어든 유동성이 이런 인식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채권 전략가는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가 여전하고, 연방정부의 셧다운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점이 시장에 부담을 주는 반면 자금 흐름에 긍정적인 소식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리플리 전략가는 "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했지만, 잠깐 반등으로 미국 경제 성장이 지속할 것이라는 데 불확실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7.5bp 떨어진 0.171%,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6bp 하락한 1.220%를 각각 나타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0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743엔보다 0.653엔(0.6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44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710달러보다 0.01270달러(1.11%)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78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5.89엔보다 2.11엔(1.68%)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70% 오른 96.774를 기록했다.

새해 첫 거래일에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전 세계 증시를 덮치자 안전통화인 달러 수요가 늘었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 대해서만 약세를 보였고,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우려가 부각될 때 가장 좋은 신용 통화로 평가되는 엔화에 수요가 몰린다.

지난해 달러 대비 가장 많이 오르지 못한 통화 가운데 하나인 엔화는 최근 3주 연속 올랐다. 지난 4거래일 동안 엔화는 달러 대비 2% 정도 상승했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불을 지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츠텔 분석가는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안전자산 수요는 존재한다"며 "안전자산으로 매력이 있고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에 더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달러를 대거 처분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미국 경제 둔화 모멘텀이 늘어나고 연준의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면, 엔화는 투자하기에 가장 적합한 통화"라고 말했다.

주케스 전략가는 "엔화는 대부분의 측면에서 싸고 중국 위안화 약세에 따라 약해지지 않고 있으며, 일본의 경제나 깜짝 정책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2018년 초 이후 거의 존재하지 않던 엔화와 미국 금리 간 상관관계가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뒤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포지션을 대거 되돌리기 시작했다. 앞서 엔화 숏 포지션은 5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달러지수는 지난해 4.3% 올라 2015년 이후 가장 좋았다.

다만 지난해 달러를 끌어 올린 무역 분쟁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등이 다소 줄어들며 지수는 지난주 0.6% 하락했다.

XM의 크리스티나 파데니도우 분석가는 "연준이 올해 계획한 금리 인상 횟수를 잠재적으로 과대 평가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달러에 좀 더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까리제은행이 4억 유로 신주 발행에 대해 주주 승인을 얻지 못해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등 이탈리아 시장 불안이 불거진 데다 위험자산 회피까지 겹치면서 유로화는 상승세를 멈췄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에릭 빌로리아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지표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며 "중국에서 나온 지표 역시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엔화의 두드러진 상승세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낙관론을 다시 피력했지만, 미국에서 대중 강경론이 제기되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했다. 위안화는 소폭 하락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3달러(2.5%) 상승한 46.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의 원유 수출 통계,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주시했다.

원유시장은 장 초반 하락 압력을 받았다.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주요 원유 수입국 중국의 경제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러시아의 지난해 산유량이 하루 평균 1천116만 배럴로,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가장 많았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자극했다.

유가는 하지만 사우디의 지난달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빠르게 반등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의 12월 원유 수출은 하루 평균 50만 배럴 줄어든 725만 배럴가량을 기록했다.

사우디를 필두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이달부터 감산 합의 이행에 돌입한다.

또 클리퍼데이터가 제공하는 사우디의 대미 원유 선적 물량이 최근 감소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사우디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미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줄일 것으로 이미 알려진 바 있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는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WTI는 이날 장중 한때 5%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신규 집행 자금이 원유 매수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유가는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수요 감소 부담이 상존하면서 상승 폭을 줄여 종가를 형성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연초 위험투자 확대 가능성과 사우디 등의 감산 본격화로 유가가 지지력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사우디가 글로벌 공급의 타이트함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 원유 재고 하락을 유도하려 노력 중"이라면서 "대체로 연초나 분기 초에는 신규 자금 유입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OPEC이 올해 내내 감산을 유지하지 않으면 유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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