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은 그동안 미국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웰스파고증권이 7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웰스파고증권의 아자르 이크발 디렉터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지난 1969년 경기침체 이후 모든 침체를 예측했지만 1954년과 1965년 사이 경기침체가 두 번 발생할 동안에는 곡선이 역전되지 않았다.

이크발 디렉터는 현재 통화 여건은 50년~60년대 사이와 비슷해 보인다며 이번에는 수익률 곡선이 다음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경기침체) 신호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미 두 번째로 긴 경기확장이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증권에 따르면 50~60년대와 지금 시기가 가장 비슷한 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 금리에서부터 기준금리를 올리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0%까지 내린 것은 지난 1958년 7월 0.68%의 기준금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크발 디렉터는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는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기 더 어려워지게 했다며 미국 국채금리 또한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954년 4월 2.29%까지 내려갔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98%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는 "현재 금리 사이클에서 수익률 곡선이 역전될 만한 지점을 찾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증권은 대신 경기침체를 예측할 수 있는 대안으로 10년물 국채금리와 연방기금(FF)금리 간 스프레드(금리 격차)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이 지표는 통화정책과 시장 기대감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률 곡선보다 경기침체를 예측하기에 더 낫다는 판단이다.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서 연방기금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와 역전되거나 최하단과 맞붙으면 평균 17개월 후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0년물 금리는 2.65% 선이며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 범위다. 웰스파고증권의 분석대로라면 미국 경기침체는 향후 2년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크발 디렉터는 "정책결정자들은 잠재적 침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은 경기침체를 올해로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증권은 기준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 간 스프레드 역전은 지난 1954년 이후 모든 경기침체를 예측했다며 다만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네 차례 경기침체를 알린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크발 디렉터는 "이 네 번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갑작스럽게 금리 인상 기조에서 하락으로 전환했던 경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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