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재정거래 유인이 감소하면서 외국인이 만기가 적게 남은 채권을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고채 5년 비지표물 위주로 집중적인 매도세를 보였다.





<1월 2~9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외국인의 단기물 매도는 재정거래 유인이 약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스와프 레이트 변화로 미국채 대비 원화 채권의 투자 매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며 "국채 5년 비지표물과 만기 1년 이내 국고·통안채 매도가 많다"고 말했다.

재정거래 유인은 줄어드는 추세다. 연합인포맥스 선물환 종합(화면번호 2140)에 따르면 1년 기준 스와프레이트는 최근 가장 낮았던 12월 14일의 마이너스(-) 1.8129%에서 10일 -1.4755%로 마이너스 폭이 34bp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일 만기의 한미금리 역전폭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스와프레이트 마이너스 폭에서 한미금리 역전폭을 상쇄하면 남은 부분은 외국인이 가져가는 재정거래 수익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덜 올리는 방향으로 바뀌니 스와프레이트(마이너스 폭)도 줄었다"며 "외국인들이 원화채를 사고 달러로 헤지한 다음 얻는 고정 수익이 30bp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재정거래 유인이) 최대 20~30bp 정도 더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급 상황도 외국인의 재정거래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미국 재무부가 달러 유동성을 풀면서 국내 스와프 시장의 달러 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공급 증가는 재정거래폭 축소 요인이다.

외국인 재정거래 유인의 약화는 반대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가 유리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헤지 비용이 감소한 보험사들이 올해는 해외 채권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보험사의 한 자금운용부서 관계자는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가고 현재 레벨의 환 헤지 프리미엄이 유지가 된다면 해외쪽으로 나갈 유인은 생길 것 같다"며 "해외쪽 투자가 늘어나면 국내 초장기물 채권에 대한 보험사들의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환 헤지 프리미엄을 감안한 해외 채권 투자의 수익률이 국내 채권 수익률보다 높아야 투자 메리트가 있는데, 올해 (메리트가) 그 정도 수준까지 도달할지 확실치 않다"며 "이를 지켜보면서 투자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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