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채권금리가 엇갈린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금리의 급격한 하락과 상승 조정에도 한국 금리가 이를 소폭 반영하거나 아예 반대로 움직이며 횡보했기 때문이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4일 양국의 금리 동조성은 지난해부터 점차 약해졌다며 이는 향후 기준금리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입장 차이와 국내 수급이슈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과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지난해 초 역전된 이후 점차 격차를 더 벌려왔다.









최근 1년간 한국과 미국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꾸준한 금리 인상 신호에 미국 금리는 대체로 연중 우상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 금리는 연초 금리 인상 기대로 금리가 미국과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냈으나, 5월을 정점으로 인상 기대가 한풀 꺾이며 금리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과 미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 차는 지난해 1월 10bp 수준에서 움직이다가 양국 금리가 역전되고 역전폭도 점차 커지며 올해 1월에는 마이너스(-) 70bp 수준까지 벌어졌다.

시장참가자들은 한국과 미국의 펀더멘털 차이와 이에 따른 통화정책 입장 차이, 각국 수급이슈 등으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미금리가 디커플링 된 지는 오랜 이슈다"며 "기준금리에 대한 양국 간 입장이 다르다 보니 미국 따라 움직일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금리 급등락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이 유화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최근 채권시장 움직임을 보면 하루 중에는 미국 금리 움직임을 따라 등락하는 듯하지만, 보합세로 마감하며 횡보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는 연초 수급이슈도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시장 방향성은 경기 전망이 있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나 정해질 것이다"며 "그때까지는 횡보하는 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미국과 한국의 경기 펀더멘털이 차별화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한국의 경기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금융시장에 연동하는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중국금리는 하락했다"며 "미국은 주요국 중에서도 경기가 대체로 좋은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노이즈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중국은 무역협상과는 별개로 지표 둔화를 계속 확인하면서 금리가 하락했다"며 "결국 한국의 중국 경기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하는 점이 미국 금리 급등에도 한국 금리가 횡보한 이유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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