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부결됐지만, 오히려 브렉시트 철회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판단이었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6일 "지난밤 파운드의 움직임에 답이 있다"며 "투표 전에는 투 빅 하락했다가, 결국에는 강세로 갔다. 노딜 브렉시트가 아닌 노 브렉시트 기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브렉시트도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보다는 긍정적인 해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중반이 레인지 상단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합의안 부결 소식 직후 파운드가 강세로 간 것은 제2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철회될 가능성에 베팅하는 곳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민 연구원은 "영국 국민의 46%가 국민투표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합의안을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뉴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시장이 리스크 오프 재료에 면역되는 느낌이다. 단기적으로 파운드 강세 베팅이 과했다"며 "달러-원은 소폭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도 "합의안 부결은 예견돼 있었고, 차후 협상 및 대응이 관건"이라며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으나, 정치적 문제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예상과 달리 테리사 메이 총리가 불신임당하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B 은행 딜러는 "1,110원대 단기 바닥 인식이 있으므로 달러-원은 대외 불확실성을 빌미로 1,120원대 자리 잡을 것 같다"며 "1,125원 정도를 유의미하게 넘을 수 있느냐는 수급 차원의 문제인데,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영국 하원은 반대 432표, 찬성 202표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했다. 보수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118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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