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이 경기 부진과 금융 불균형 중 어디에 무게를 뒀을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참가자들은 12일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비둘기파적인 의견을 냈던 2명의 위원과 중립 성향을 보인 3명의 금통위원이 어떤 경기 진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날 공개될 의사록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소수의견을 낸 조동철과 신인석, 두 명의 금통위원은 실물경제와 물가 흐름, 긴축에 따른 거시경제의 하방 위험 확대 등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을 반대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들의 발언에서 금리 하락 명분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또한, 금리 인상에 동의한 위원 중 일부는 물가 전망이 목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우호적인 평가를 했는데, 이들의 경제 인식이 얼마나 변화했을지도 주목된다.

일부 참가자들은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치가 1.7%에서 1.4%로 큰 폭 하향 조정된 점에 주목하며 금통위 안에서도 경기 부진 우려가 커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가 1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한 만큼 금통위원들의 전반적인 발언 수위도 조절됐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총재가 금리 인하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면서 단호하게 반응했다"면서도 "발언의 강경한 정도와는 달리 올해 전망은 하향 조정했는데, 특히 물가 조정폭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의 발언대로 1월 의사록도 다시 한번 금융 불균형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하기대를 낮출지, 아니면 성장과 물가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의사록을 대기하는 모습이지만, 크게 기대는 없다"며 "금통위원들의 경기 부진 우려도 상당 부분 현재 금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의사록이 최근 강세장을 부추기거나 막는 역할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 분위기로 선회할 조짐을 보이면서 1월보다는 이달 금통위에서 이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나타날 수 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지난 금통위 기자간담회를 보면 의사록에서도 금리 하단을 돌파할 힌트가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분위기가 바뀐 것도 최근 파월 연준 의장 때문이라 한국도 다음 금통위에서 발언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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