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가 확인되자 정크 등급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달러화 표시 채권을 대거 발행하고 나섰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중국의 투기등급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84억달러(약 9조4천147억원) 어치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 1996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중국 오원부동산은 이날 4년 만기 달러채를 7.95%의 표면금리를 붙여 2억2천500만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쩡롱부동산그룹도 9.8%의 표면금리를 적용한 2년 만기 달러채를 발행해 2억3천만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 융창중국도 달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신문은 연준의 기조 변화로 중국 투기등급 업체들이 앞다퉈 채권을 발행하려는 모습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멈추는 흐름이 형성되자 신흥시장에 초점을 맞춘 채권 투자 펀드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권가격이 급락한 점도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올해 들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고금리 채권이 매력적인 자산이 됐다며 가격이 적절하고 발행량과 만기를 앞둔 채권이 적정 수준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고 자금줄을 덜 옥죌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 정크 등급 채권에 호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코난 탐 아시아태평양 채권 솔루션 부문 공동 총괄은 "시장은 분명히 살아나고 있다"며 대부분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수요예측(북빌딩) 단계에서 최초제안가격(IPG)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가 책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고금리 채권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요 채권지수는 올해 들어 4.4%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정크 등급 회사채지수도 약 5%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 투기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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