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과잉투자로 인한 복합위기 발생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18일 매크로 포커스 보고서에서, 미 경제 곳곳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나오면서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대규모 양적 완화로 팽창된 유동성이 과잉투자를 유발했던 과거 사례가 조명받는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에서 과잉투자에서 비롯된 거품경제 붕괴로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를 불러왔던 사건은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과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있다.

두 사태의 공통점은 과도한 금융 자유화를 동반했다는 점이다. 급격한 금융 규제 완화로 유동성이 팽창된 상황에서, 부적절한 감독에 따른 금융기관들의 고수익 추구와 무리한 영업확장이 실물경제의 거품을 키운 것이다.

역사적으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된 시기는 복합위기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현재 미국에서 위기 진앙 후보로 주목받는 부문은 지표 부진이 뚜렷한 주택시장이다.

실제 12개의 미 경제지표 중 침체 신호를 보이는 것은 총 10개에 달하며 3개월 이상 신호가 지속한 지표는 총 7개로 대부분 경제주체의 심리를 기반으로 하는 설문과 주택부문 지표이다.









이 증권사는 그러나 설문 지표는 심리적 요소를 반영하기 때문에 경제 현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현재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의 여파로 침체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복합위기 발생의 선결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이번 경기 주기에서 설비와 주택부문 모두에서 과잉투자는 유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장기간의 완화정책으로 많은 양의 유동성이 부동산 등의 실물경제가 아닌 금융시장으로 대부분 흘러 들어간 데다 미국 기업들이 2008년 이후 투자보다 배당에 집중하는 재무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미 기업들은 설비투자 확대보다는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전략을 사업확장 방식으로 선택해, 미국 내 투자 과잉이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을 조성했다.

지난해에도 미국 감세 정책으로 설비투자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는 자사주 매입 증가로 이어졌다.

증권사는 결론적으로 현재 미국 경제에 과잉투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거품 붕괴로 인한 실물경제 및 금융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무역분쟁, 브렉시트, 중국 경기둔화 등이 지속하면 경제 주체들의 급격한 심리 위축이 소비와 투자감소로 이어지면서 경기둔화가 가속할 수는 있다고 증권사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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