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실적 악화로 주가가 크게 출렁였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각각 500억원과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양사는 이날부터 오는 5월 20일까지 자사주 매입작업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지난해 5월 30만원 중반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이후 급격한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이벌'인 LG생활건강이 실적을 앞세워 주가 방어에 성공하자 아모레퍼시픽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35만원 수준을 나타냈던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후 급격한 하락을 지속하더니 8월 들어서는 20만원 중반대로 '뚝' 떨어졌다.

당시 3분기 실적이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점이 악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후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아울러 '어닝쇼크' 수준이었던 3분기 실적이 더해지자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9월 말 26만원 수준에서 10월 말 15만원대로 '급전직하'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됐던 지난해 10월 29일에만 주가는 12.81% 빠졌을 정도다.

이미 실적 악화 우려로 금융권의 컨센서스도 영업이익 기준 1천600억원까지 낮아진 상황이었지만,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더욱 밑도는 84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에 영향을 받는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의 주가도 15만원 수준에서 5만원대까지 곤두박질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이후 20만원대로 올랐다가 지난해 4분기 실적악화 가능성이 재차 제기되면서 17만원대로 내리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다만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면서 주가도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전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8.60%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모레G 또한 10.71%의 올랐다.

다만, 앞으로 주가 회복 속도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서는 실적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또한 이를 고려해 '매출 10%·영업이익 24% 증가'를 올해 경영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이 경영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1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총 5조7천500억원의 매출과 5천70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8.95%, 영업이익은 18.34% 오른 수치다.

기저효과 탓에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제시된 경영목표를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불필요한 투자 철회, 자산 매각 등에 나선 것도 추가적인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1천600억원 수준을 투입하기로 했던 뷰티산업단지 투자를 철회한 데 이어 프랑스 향수공장을 크리스찬 디올에 매각하는 등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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