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생명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면서 초장기물 국채 수요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19일 채권시장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장기물 국채 입찰에서 생명보험사들은 손해보험사들보다 국채 매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손해보험사들이 대형 생명보험사보다 초장기 국채 매수로 듀레이션을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분적으로 타당한 설명이지만 대형 보험사들의 국채 매수 여력도 실제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이 신규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저축성 보험 판매가 현저히 줄어들고 해약도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은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작년 생명보험의 수입보험료가 전년 대비 4.5% 감소한 108조9천억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수입보험료 전망치도 3.8% 감소한 104조8천억 원 수준이다.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 수입이 감소하는 이유는 주로 저축성보험 규모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저축성보험에서 자본 부담이 적은 변액보험으로 주력 상품을 전환했다.

보험료 수입의 감소는 지급금 부담의 증가로 이어진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료 수입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인 보험금지급률은 2013년 54.76%였다가 작년 11월 78.31%로 급등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들어오는 보험료 대비 나가는 지급금이 적었다면 이제는 지불해야 할 돈이 더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이 줄어들면서 보험사들의 초장기 국채 수요도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국채 초장기물 매수의 절대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돈은 들어오지 않는데 듀레이션을 늘려야 한다면 단기채를 팔아서 초장기채를 사는 식으로 패턴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의 다른 한 관계자는 "보험료 수입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급감하는 것은 아니고, 보험수지 이외에 투자수지 계정으로 채권 투자를 담당할 수도 있다"며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초장기물을 사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의 사정은 생명보험사보다 나은 편이다.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은 손해보험의 작년 보험료 수입은 3.0% 증가한 91조 원, 올해 보험료 수입도 2.7% 늘어난 93조5천 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생명보험사들은 과거 저축성 보험 위주 영업으로 자산을 쉽게 늘렸지만 저축성 보험이 감소하면서 자산도 늘지 않게 됐다"며 "반면 손해보험은 다른 장기상품을 꾸준히 팔고 있어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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