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채권시장에서는 유로존 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한국 시장도 이에 반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통화 완화적 입장을 강화한 바 있다.

ECB는 정책 금리 동결 기간을 연장했고, 장기대출프로그램인 'TLTRO-Ⅲ'를 도입하기로 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완화 스탠스 강화 ▲독일 경기의 바닥 통과 ▲유로존 국가의 재정지출 확대 등이 유로존 경기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유로존 경제 회복이 확인될 전망"이라며 "유로화 강세와 달러 약세 기조도 연말로 갈수록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유로존 경기가 살아나면 유로화 강세와 달러 약세, 이에 따른 신흥국 통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리플레이션 현상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징후는 씨티 서프라이즈 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몇 개월 사이 유로존과 미국의 씨티 서프라이즈 지수는 반대 방향의 양상을 보인다.

미국의 서프라이즈 지수는 플러스(+) 구간에서 마이너스(-) 구간으로 떨어져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로존의 서프라이즈 지수는 우상향하면서 마이너스 구간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

마이너스 구간에서의 상승은 예상 컨센서스를 밑도는 지표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출처. 씨티, 삼성증권>



시장참가자들은 유로존의 경기·통화정책의 변화가 한국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금융위기 이후 2012년부터는 완화로 전환하는 국면에서 한국의 통화정책이 ECB와 상당히 유사하게 움직였다"며 "ECB의 스탠스가 변해 한국은행도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 톤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시장에는 유럽 요인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서프라이즈 지수로 유로존 경제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유럽이나 한국이나 지표가 바닥을 쳤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한국시장에는 미국의 영향이 크다"며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이 나타나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안전자산의 매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개별적으로는 유럽과 한국이 바닥을 다지는 느낌이지만 두 경제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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