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용등급이 BBB급인 이랜드그룹이 올해도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동시에 보유 브랜드 및 부동산 매각,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19일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월드를 통한 자본확충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랜드리테일의 IPO에 집중하려는 분위기"라며 "이 과정에서 자회사나 보유 브랜드를 활용한 자금조달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월드는 지난 2017년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통한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추진하면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을 투자자로 확보했다. 앵커에쿼티 2천억원, 메리츠그룹 3천억원 등 5천억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나머지 자금 확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추가 투자 유치가 결국 실패로 끝났고, 기존 투자자들까지 투자금 회수를 요청하면서 이랜드의 자본확충 작업은 최종 무산됐다. 이는 이랜드리테일 IPO 등 자회사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기로 방향을 바꾼 이유기도 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최근 주가 부진 등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데다 IPO 전 감리에 대한 부담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그룹 차원에서 이랜드리테일의 IPO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랜드월드는 최근 중국법인 아동복 사업인 '위시'(Wish Fashion Shanghai)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도 계획 중이다. 이랜드는 이 과정에서 지분 30% 수준을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그룹은 한 해외업체를 대상으로 인기 브랜드 중 하나인 케이스위스(K-SWISS)의 매각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매각가는 3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스위스의 지난 2017년 매출은 2천343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딜이 성사되면 이랜드는 2년 만에 케이스위스의 재매각에 성공하게 된다.

여성복 브랜드 EnC를 보유한 이앤씨월드도 매물로 나온다. 이랜드는 곧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고 이앤씨월드의 매각을 본격화한다.

아울러 지난해 초 제주켄싱턴호텔과 상록호텔 부지 등을 매각하며 자금을 확보했던 이랜드는 올해도 보유부동산 활용법에 고심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동아백화점 대구 본점과 NC백화점 이천점, NC아울렛 경산점 등 5곳의 점포 매각에도 착수한 상태다. 연내 매각이 완료되면 1천500억원 수준의 추가 자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브랜드 매각 등의 절차들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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