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그룹 마트 1천800여곳에 한국상품 공급하기로

美 H마트와도 공급계약…'플랫폼 컴퍼니' 도약 목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홈플러스가 '베트남의 삼성그룹'으로 평가되는 빈그룹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동남아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 AG)의 회원사로 가입하며 유럽·오세아니아에 상품 수출입의 길을 연 데 이어 이달 미국·베트남에도 상품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 빈커머스와 수출입을 포함한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과 응우옌 티 탄 투이 빈커머스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빈그룹은 50여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베트남 제1위의 민간기업그룹이다. 소매유통은 물론 부동산과 교육, 건강, 레저, 스마트폰, 자동차까지 베트남의 산업 전반을 이끌며 현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출범한 빈커머스는 베트남 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업체다. 대형마트인 빈마트 108곳과 슈퍼마켓·편의점 체인인 빈마트 플러스 1천700여곳을 운영 중이다.

빈커머스의 2017년 매출액은 5억7천43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이번 협약에 따라 홈플러스 점포에서 판매하던 국내 상품을 빈커머스가 보유한 1천800여개의 매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빈커머스측은 한국의 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주방용품 등 일상용품까지 공급받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최근 미국 전역에 70여개의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H마트(H Mart)와도 상품 공급 협약을 맺고, PB(Private Brand) 스낵의 수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H마트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뉴욕, 버지니아, 뉴저지, 텍사스 등 미국 12개주에서 7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의 대형마트 체인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H마트 측이 수입을 원하는 PB 스낵을 현지 점포에 공급하는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며, 수출품목을 늘려 미국 전역으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의 이러한 행보는 올해를 전 세계로 진출하는 '월드클래스 홈플러스'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임일순 사장의 전략과 맞닿아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EMD에 가입한 데 이어, 이달 미국·베트남 유통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하며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과 거래의 물꼬를 트게 됐다.

특히, 홈플러스는 상품만 수출입하는 것에서 벗어나 각 대륙 간의 상품 소싱 거점이 되는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임일순 사장은 "EMD 가입을 시작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구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높은 품질의 새로운 상품을 가성비 높은 가격에 제공하고, 국내 중소협력사에는 수출의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는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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