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금리 보합…3개월-10년물 금리 역전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세가 진정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최근 상승 랠리를 멈추고 안정됐다. 경기침체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3개월과 10년물 국채수익률 역전은 사흘째 지속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세가 진정된 영향으로 상승했고, 뉴욕 유가는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 초반 오름세에서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다시 반락했지만, 2.4% 선 위에서 거래가 유지됐다. 전일에는 2.38% 부근까지 저점을 낮추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3개월-10년물 금리 역전 현상은 유지됐지만, 이번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과거와 달리 향후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 진단도 속속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 안정에 도움을 줬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8.7% 감소한 116만2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1.6% 줄어든 121만 채였다.

지난 1월 주택착공실적은 18.6% 증가가 11.7%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2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1.6% 감소한 129만6천 채를 보였다. 시장 예상 2.6% 감소보다는 양호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4.3% 상승해, 지난 11월 5.2%와 12월의 4.7%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했다.

콘퍼런스보드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31.4에서 124.1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한 후 지난달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고꾸라졌다. 시장 기대치 133.0도 밑돌았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3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16에서 10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도 10이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 경제가 2%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하원이 27일 브렉시트 방안에 대한 '의향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전일 가결했다. 브렉시트 해법이 도출될 때까지 다양한 방안을 지속해서 투표하는 것으로, 의회가 브렉시트 향배를 주도하는 방안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 등은 해당 방안에 반발했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로 유럽 증시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0.90포인트(0.55%) 오른 25,657.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0.10포인트(0.72%) 뛴 2,818.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98포인트(0.71%) 상승한 7,691.5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 국채금리 움직임과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도 경감됐다.

그동안 장기 금리 하락 여파로 큰 폭 떨어졌던 은행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은행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은행 ETF(KBE)는 2% 넘게 올랐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등 주요 은행 주가도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2월 주택착공실적과 3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주요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지표 부진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반락하자, 장 초반 280포인트가량 올랐던 다우지수도 한때 강보합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된 불안정한 움직임은 여전했다.

오는 28일부터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이 재개되는 점은 투자 심리를 지지한 요인이다.

특히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음으로써 양국 무역협상에 대한 시장 기대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요인을 극복한 만큼 중국과 협상에 더욱 매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이날 1.9% 상승하는 등 유가가 큰 폭 오른 점도 에너지주 중심으로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경영진 교체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나온 가정용품 유통업체 베드 앤드 배스 비욘드 주가가 22% 급등했다. 전일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한 애플 주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반납하고 1% 내려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에너지가 1.45% 상승으로 가장 선전했다. 금융주는 1.13% 올랐고, 기술주는 0.56%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과격한 공포는 진정됐지만, 경제지표 등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R.J 오브레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존 브레디 이사는 "지난주 증시 움직임은 세계 경제 침체 테마에 대한 시장의 새로운 민감성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놀라게 했다"면서 "미국 증시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은 섬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 미국도 둔화할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에 완충장치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3.9%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1% 하락한 14.6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와 같은 2.418%를 기록했다. 2017년 12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3bp 상승한 2.872%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bp 오른 2.26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6.4bp에서 이날 15.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개월 국채수익률은 전일 2.445%에서 2.459%로 소폭 상승했다. 3개월 국채수익률이 10년물보다 4.1bp 높아 수익률 곡선 역전은 지속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하지만, 극도의 위험회피 심리가 전일부터 다소 잦아들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도 줄었다.

미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재개된 입찰을 앞두고 상승해 장중 고점을 높였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 현금을 확보하려고 종종 입찰을 앞두고 기존 국채를 팔기도 한다.

그러나 미 재무부가 실시한 400억 달러 상당의 2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자 국채수익률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이날 입찰은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한 뒤 이뤄지는 첫 입찰이어서 시장 관심을 끌었다. 2년물은 2.261%에 발행됐으며 응찰률은 2.60배였다.

제퍼리스의 와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2년 만기 국채가 지난주 연준 회의 이후 상당히 강해졌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입찰이 특히 강했다"며 "투자자들은 국채로 향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수익률 하락이 너무 심했고 너무 빨랐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니코 에셋 매니지먼트의 안드레 세베리노 채권 대표는 "국채 랠리가 잦아드는 데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은 글로벌 성장에 대한 너무 과한 비관론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5년 만기 국채를 팔았다"면서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과도한 자신감이 최근 상승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올해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기존 2번에서 0번으로 낮췄다.

또 연준은 유럽과 중국 경제 둔화가 미국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위험에 더 민감한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낮췄다.

이에 따라 장기물 수요가 늘어나 지난주 FOMC 회의 이후 10년 만기국채수익률은 전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관리 정책에 따라 국채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가세해 강한 국채 매수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XM 분석가들은 "지난주 연준 회의 이후 시장 기대가 변했다"며 "시장은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하고 있으며 비둘기파적인 스탠스가 더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영국 하원이 의향투표를 할 수 있도록 브렉시트 관련 투표를 가결함에 따라 브렉시트 난국 돌파구가 마련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0년물 영국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거의 같은 1.011%에 거래됐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59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980엔보다 0.616엔(0.56%)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69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148달러보다 0.00455달러(0.40%)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63엔을 기록, 전장 124.42엔보다 0.21엔(0.17%)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0% 상승한 96.808을 기록했다.

미 국채수익률이 최근 큰 폭의 연속 하락을 멈추고 반등에 나서 달러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근 몇 개월 박스권 하단으로 인식되던 2.60%에 이어 2.50%도 깨고 내려와, 최근 15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에는 2.418%로, 2017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은 장중 반등을 시도하다 전일과 같은 수준에서 마감됐다.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의 매력이 떨어진다.

소비자신뢰지수와 신규주택 착공 등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경제지표가 부진했지만, 국채수익률의 가파른 하락세는 멈췄다는 인식에 달러 인덱스는 9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증시도 반등했다.

다만 3개월물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앞지르는 수익률 역전 현상이 지속해 경기침체 우려는 지속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잉글랜더 G10 외환 분석 글로벌 대표는 "달러 매수가 주저되지만, 달러 매도를 가로막는 요인도 상대적으로 많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미국 경제 둔화 징조가 더 있지만, 여전히 최장 기간 성장 경로인 상황에서 앞서 투자자들은 달러를 팔았다가 손해를 본 아픈 기억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화는 달러 대비 하락했다. 지난주 6주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안전자산 선호가 물러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유로는 혼재된 경제지표 속에서 국채수익률 부담에 소폭 하락했다. 유럽 국채를 대표하는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있다.

올해 들어 유로-달러는 1.12~1.16달러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이번 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이 새로운 부양책을 내놓은 뒤 유럽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며 레인지 하단에 가까워졌다.

ING 통화 전략가들은 "유로-달러가 1.13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이번 주 남은 기간 하락 여력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대안에 대한 영국 의회 투표를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유로 회의론을 가진 의원 2명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을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오안다의 딘 포플웰 시장 분석 부대표는 "대다수 하원 의원이 영구 관세동맹으로 가는 방안을 선호할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인데, 이를 위해서는 50조 적용이 더 늦춰져야 한다"며 "다만 장기간 브렉시트가 연장되면, 불확실성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2달러(1.9%) 상승한 59.9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일까지 급락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줄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 초반 오름세던 데서 다시 반락했지만, 2.41%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일에는 2.38% 부근까지 떨어지는 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3개월-10년물 금리의 역전 현상은 유지됐지만, 10년 금리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현상도 다소 완화했다.

이번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월가에서 속속 제기되고 있다.

전일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번 수익률 곡선 역전을 경기침체 신호로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힌 데 이어 이날 골드만삭스도 동일한 주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경기침체 우려가 진정되면서 원유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도 미국 재고 지표 등 원유 수급 상황으로 다시 전환되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다음 날 발표될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40만 배럴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주 발표된 원유재고는 거의 1천만 배럴 급감하면서 유가에 강한 상승 압력을 가했던 바 있다.

앞서 발표될 미국석유협회(API) 재고 지표에 대한 시장 전망도 240만 배럴 감소로 3주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재발한 점도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의 영향이 차츰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JBC에너지는 "지금까지 원유 수요 관련 우려는 큰 역풍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스치 연구원은 "수요에 대한 우려는 뒷좌석으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타이트한 수급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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