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내년부터 우리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등 현재 표준등급법을 적용 중인 금융지주사들의 신용평가모형에 내부등급법이 적용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방은행 금융지주 중 DGB금융지주가 내부등급법 적용의 진도가 가장 빠르다.

DGB금융은 자회사 대구은행이 신용평가모형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고, 금융지주사의 내부등급법 적용에 대해서도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사전 점검을 받았다.

금감원으로부터 미비 사항을 지적받은 후 현재 개선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개선이 완료되면 내부등급법 승인을 신청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이를 적용할 전망이다.

은행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이 아니라, 금융회사 전체 표준인 표준등급법을 쓰면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위험가중치가 높아지고 자본비율은 하락한다.

은행권에서는 DGB금융이 신용평가모형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경우 보통주 자본비율(cet1 Ratio)은 지난해 말의 9.8%에서 100bp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DGB금융 외에도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등 지방은행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내부등급법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본비율이 오르면 배당 여력이 증가한다"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금융지주도 내년 초 자본비율 상향을 목표로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 병행 산출을 시작했다.

공식적으로는 표준등급법을 사용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내부등급법으로도 자본비율을 산출하는 것이다.

내부등급법 적용을 위해서는 최소 1년간 시범 산출을 하며 금융감독원의 사전 점검을 받은 후 미비 사항이 발견되면 개선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후 금감원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으면 내부등급법으로 자본비율을 산출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초 지주사 전환 후 자회사 자산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해 자본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단순한 평가 방식의 변경만으로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3.8%포인트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BIS 비율이 낮으면 인수·합병(M&A)용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부담되고, 위험자산이 많은 금융회사를 사들이기도 어렵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자본비율이 개선되는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대형 M&A에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평가모형이 안정적인지 입증하려면 운용 결과를 봐야 해서 일정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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