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재건 꿈꿨던 박삼구, 결국 몸통도 내줬다
그룹 재건 꿈꿨던 박삼구, 결국 몸통도 내줬다
  • 정원 기자
  • 승인 2019.04.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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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승자의 저주'에 빠져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야 했던 박 회장 입장에서 금호타이어를 되찾아 오는 것은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과도 같았다.

하지만, 결국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손아귀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옛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10여년을 매달렸던 박 회장이 이번엔 그룹의 몸통인 아시아나항공마저 내주는 처지에 몰렸다.

결국 그룹 재건의 꿈은 수포가 됐다. 금호그룹은 초라한 중견그룹으로 주저앉게 됐다.

금호산업은 1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팔기로 확정했다.

박 회장은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을 대동하고 이날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을 찾아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금호는 미래발전과 1만여 임직원을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박 회장 입장에서는 그룹의 몸통인 핵심 회사를 팔아야 하는 뼈아픈 심정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돌파할 현실적인 대안이 없음을 자인한 셈이다.

지난 2002년 형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뒤를 이어 금호를 이끌게 된 박 전 회장에게 영광은 잠시였다.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며 재계 7위까지 사세를 확장할 당시만 해도 박 회장은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무리한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FI)에게 자금을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영광은 결국 '승자의 저주'가 됐다.

재무상황이 악화한 데 더해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번졌기 때문이다.

결국 금호는 2009년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는 상황에 몰렸고, 6개월 후인 12월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도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처절한 구조조정의 과정 속으로 내몰렸다.

박 회장은 그룹 회생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2010년 11월 다시 경영에 복귀하고, 2013년엔 금호산업 대표를 맡는 등 금호의 재건을 위해 다시 전면에 나섰다.

박 회장은 2105년 매물로 나온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목표를 이루는 듯했다.

지난해에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겠다고도 했지만, 자금난이 발목을 잡았다.

급기야 올해 들어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결국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에 박 회장은 백기를 들었다. 몸통인 아시아나항공마저 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금호의 지배구조에도 또 차례의 '균열'이 불가피하다.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덕분에 대기업 지위를 유지했던 금호는 향후 육상운송 사업을 영위하는 금호고속과 건설업이 주력인 금호산업 등만 남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6조2천12억원이다. 이는 금호 전체 매출인 9조7천329억원의 64%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업 등이 일시적인 호황을 보이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계열사들의 실적도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항공을 떼어 낼 경우 그룹 전체의 외형은 결국 중견기업 수준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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