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외환 딜러들은 17일 중국 국내총생산(GDP) 등 지표 호조에 달러-원 환율이 장중 반락했지만, 선반영된 재료라는 인식에 다시 반등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배당금 지급일을 앞두고 역송금 수요 등 실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4%를 나타내며 시장 예상치인 6.3%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6.8%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연이어 발표된 중국의 3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호조를 보였다.

GDP 발표 직후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0.13%까지 하락하며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위안화 강세에 달러-원 환율도 일시적으로 하락 반전하며 전일 종가대비 1.10원까지 내렸다가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중국 GDP 증가율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이 예측 가능한 범위였다고 전했다.

A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중국 성장률 지표를 앞두고 시장이 관망세를 보였는데 예상치보다 중국지표가 잘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다"며 "그러나 지표 호조를 시장이 어느 정도 선반영한 가운데 이번 주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도 예정돼 반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도 이벤트 소화 후 수급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딜러는 "중국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많이 잘 나왔는데 위험 선호로 흐름을 주도할 정도의 여건은 아니다"며 "중국지표가 서프라이즈였다면 주식시장 강세가 동반돼야 하는 데 따라가지 않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이 1,132원 아래로 밀리기에는 시장의 의지가 그 정도로 강하지 않고 수급 측면에서도 작년과 같은 공급 우위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국 GDP 발표 후 원화를 비롯한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유로화 등 통화가 강세를 보였는데, 강세를 이어가는 이들 통화와는 달리 달러-원 환율만 반등한 것은 수급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시각 달러-엔 환율은 뉴욕시장 대비 0.030엔 상승한 111.950엔, 유로-달러 환율은 0.00228달러 오른 1.13032달러에 거래됐다.

C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위안화나 유로 등은 계속 강세인데 원화만 다시 약해졌다"며 "포지션 수요라기보다는 배당 관련 역송금 등 실수요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지표는 시장이 이미 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서프라이즈라기보다 내용을 확인한 정도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