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홍경표 기자 = 올해 들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은 카드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스프레드가 지난해와 비교해 축소돼 금리 메리트가 낮아졌고, 회사채 등 다른 채권 투자 대안들이 많아 카드채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경기 하강 국면이 본격화할 경우 연기금은 지금의 분위기와 다른 상황을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4일까지 연기금과 보험사가 사들인 카드채 순매수 금액은 802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천479억원과 비교해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달에는 연기금과 보험사가 423억원, 2월에는 1천525억원 각각 순매도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연기금들은 카드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지속해서 감소하자 카드채 매수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AA+' 등급 3년 만기 카드채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는 43.2bp(베이시스 포인트) 수준이었으나 지난 24일 기준 금리 차는 22bp까지 줄어들었다.



<그림 설명 : 국고3년-'AA+' 카드채 3년물 스프레드 추이>







연기금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보다 금리가 높아 투자 대상의 하나로 검토하고는 있으나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캐피탈 채보다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제회의 한 채권 운용역은 "카드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회사채 등 다른 대안이 많은 상황"이라며 "공제회들 사이에서는 투자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분위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은행채보다 금리가 높아 발행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카드채 특성상 최근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을 계기로 좀 더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은 수출과 설비·건설투자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전 분기보다 0.3% 줄었다. 1분기 GDP는 전년 동기대비로 1.8% 성장해 2009년 3분기 이후 38분기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경제전망 하향 조정은 채권 시장에는 강세장의 시작으로 본다. 시중 금리 하락과 맞물려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카드채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카드채는 최초 매수자를 기준으로 연기금이 30%, 은행이 30%, 자산운용사가 30%를 매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하락 신호가 본격화하면 카드채 역시 발행시장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카드채는 내놓기가 무섭게 매수자가 싹쓸이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GDP 전망치가 내려가고 경기 하강 국면이 오면 너도나도 채권 시장에 덤벼드는 것은 일반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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