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세 번째 사들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자사주 '삼고초려'가 투자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려면 자회사 편입과 기업 인수·합병(M&A)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29일에 자사주 5천주를 매입했다. 올해 세 번째 매입으로 보유주식이 3만주를 넘어섰다. 우리사주 조합원 계정을 포함하면 5만3천127주로 확대했다.

손 회장을 포함해 경영진이 대거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최동수·박경훈 부사장이 각각 1천주, 정석영 상무 1천주를 보탰다. 경상기준 사상 최대의 순익을 기록하고도 주가가 부진해지자 주주친화정책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에 따라 전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전일보다 350원(2.53%) 상승해 1만4천200원에 장을 마쳤다. 약 한 달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재상장 이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지난 2월 한 차례 1만6천원에 마감했을 뿐 3월부터는 1만5천원대에도 들지 못했다.

손 회장의 두 번째 자사주 매입이 알려진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기세가 올랐으나 상승분을 일정 부분 다시 반납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 주식에 대한 수급이 좋지 못하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은 20만주 이상 순매도했고 개인은 외국인보다 두 배가량의 주식을 정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소액투자자가 절반 정도여서 이들의 행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율은 30%에 가깝다.

보험을 뺀 나머지 기관투자가 모두 순매도를 쌓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부터 순매도를 누적하는 속도가 빨라진 점이 눈에 띈다. 4월 15일 이후 기관계의 누적 순매도가 140만주를 넘어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주 출범 이후 실적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회장이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면서 주가 하단을 막는 역할은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대출 규제에 따른 수익성 변화와 경쟁 심화,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의 일시적 하락이라는 단기 요인까지 주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사업방향으로 신뢰를 줘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회장은 이러한 시각을 의식해 이달 홍콩과 일본 방문을 계획한다. 글로벌하게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신규 투자확보 기회도 찾을 전망이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지주체제 전환은 사업구조 진전을 의미하고 지속적인 M&A로 외형성장과 경상 수익성 개선이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자산운용사와 신탁사 인수 이후 캐피탈과 저축은행, 증권사 순으로 M&A를 추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카드와 종금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이중레버리지를 활용해 지주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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